손도 따뜻하고 마음도 자상하고,남의 형편도 잘 살필 줄 아는 우리 둘찌
큰 아이와 달리 항상 내 새끼 같은 느낌을 주는 착한 막내
유머도 있고,남들을 항상 즐겁게 해주는 재능을 가진 울 강아지
딱 하나 공부를 그리 잘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ㅎㅎ
어려서부터 워낙 수학을 좋아하고 좀 잘하기도 해서
그리고 정말 영어 국어를 못해서 (과장이 아닌 진실임다)
꼭 과고 로 갔으면 했던 아이가 과고 입시에서 불합격
어찌 할까 고민하다...좀 욕심을 부려서
형이 다니는 기숙사형 학교로 보냈습니다.
그리 독하지도 않고,공부하는 맛도 잘 모르고, 학원의 도움도
좀 받아야 하는 아이.게다가 엄마와의 케미도 정말 중요한 울 둘찌
게임 좋아하고,친구 좋아하고, 잠도 많고, 국어 영어 선행도 전혀 안된 채로
불쑥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모여있는 학교로 갔지요.
잘 적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다 잘될거라는 근거없는 믿음.
한학기만에 아이는 온몸에 아토피가 생겼어요.
물집도 잡히고, 긁어서 상처에 피가 나기도 하고, 병원약에
경락맛사지에, 유산균 요법에...별별 거를 다해도 낫지가 않았어요.
성적은 점점 더 안좋아지고. 아이는 급 어두워져가고요.
번아웃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야 할 수 없이
정말 눈물을 머금고 전학을 시켰습니다.
그 학교 졸업시키고 싶어서..참 고생 많이 했는데...
결국..마음을 접었지요.
아이가 집으로 돌아온지 이제 2달쯤 되어갑니다.
몸도 마음도 조금씩 치유되어서 이제 다시 예전의
그 말랑말랑한 이쁜 아들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한 일인지요.
너무나 부족한 국어를 우선 집중해서 해결보고....아직 미완이지만.
고민 을 한참 하더니..전에 과고 준비하던 그 쎈 수학학원으로
다니기 시작했어요. 스스로 요구해서 가더니 제법 열심히는 하네요.
물론 독하게 살빠질 정도로 하는 건 절대 아니구요. ㅎㅎ
영어는 형이 추천해준 인강으로 겨우 문법만 듣고 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혼자서 껄껄 웃으면서 구경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요.
저는 아들 둘을 키우면서 부모역할 참 쉽지 않다는 걸 배웁니다.
남의자식 절대 흉보지 않겠다 결심도 하게 되구요.
숲속에 길이 두갈래로 나 있었다고 옛시인은 노래했지요.
우리아이들에게도 언제나 선택해야 하는 두개의 길이 있을거구요.
부모가 원하는 반듯하고,풀도 없고, 꽃이 많아 좋은 열매가 기대되는 그길로
아이가 성큼성큼 걸어 가주기를 기대하지만.
왠일인지 울 아이들은 가시가 놓여있고,좁고 아직 잘 다듬어지지않아서
남들이 많이 안다녔던 길로만,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면서
자꾸 저벅저벅 걸어가는 걸 지켜보기가 참 거시기 했어요.
그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다만
그 길을 가면서.가시에 긁히더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도 좀 보고
쓴 열매 맛을 보면서, 단맛나는 열매도 맺을 수있고,
길동무도 잘 찾아서,외롭지 않게 걸어갔으면 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12시에 끝나는 수학 학원 앞으로 지금 데릴러 갑니다.
엄청 고생했다고.엄마 위해 공부해준다는 듯 맘껏 유세부릴
정말 사랑스러운 울 둘째..공부는 비록 잘 못하지만...
그러면 좀 어때요...둘째가 있어서 울었던 시간도 많았고
정말 속상해서 엄마 사표내고 싶던 때도 있었지만
운전하는 동안에도 제 손을 따뜻하게 꼭 안아주는 아이때문에
더 풍요롭고 더 성숙한 엄마가 되었으니
이또한 감사한 일이지요.
봄비가 벚꽃을 꽃비로 만드네요.
이 잔인한 4월에 이토록 갸냘픈 꽃비라니요.
어쩌다가 우리는 꽃하나도 그냥 맘껏 즐길 수 없는 세월을
만나게 된걸까요?
그래도 우리가 이토록 사랑하는 아이들이 자라고 있으니
이 친구들이 만드는 세상은 지금보다는 훨씬 살만한 것이기를
이 친구들은 봄은 그냥 봄으로. 꽃은 그냥 꽃으로 누릴 수 있는
그런 것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 건강관리 잘해서 그런 세상에서도 한번
살아봅시다. 자중자애하시는 하루 되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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