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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이야기

곡성 이야기

극중 일광(황정민)은 종구(곽도원)에게 외부인(쿠니무라 준)에 대해서
그놈은 낚시를 하는 거여? 뭐가 딸려나올지 모르고 하는거지
라고 하지만. 실제 낚시는 뭐가 걸릴지 이미 잘 알고 거기에 맞는 미끼를 던진다...
나감독님이 말한 영화관람법입니다.
그분이 던진 미끼가 저를 며칠째 놓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곡성을 보면서 계속해서 낚시바늘을 물고 딸려 나올수 밖에 이유는
감독이 우리를 미혹시키는 미끼를 너무나 많이 바늘에 끼웠기 때문입니다.
마치 학종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수험생맘들의 처지처럼
한번 곡성이란 영화를 보고나면 다른 영화들처럼 싹 정리가 되면서 잊혀져야
하는데 도무지 쫙 맞쳐지지 않으면서 이건가 저건가 싶은 부분이 너무 많은 영화입니다.

서울대가 좋아한다는 지적호기심이 쓸데 없는 쪽으로만 많은 저는 며칠째 플롯이해중입니다.
오늘 정리를 끝으로 이제 곡성을 떠나오려구요.아름다운 풍경만 기억하면서요.

1.배우들의 연기 VS 나홍진 감독
쿠니무라 준이라는 일본 배우는 촬영이 모두 끝난 후 나감독에게 몹시 화를 내고 항의해서
통역이 미처 다 전달해주지 못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언론에서 그는 이번 촬영현장에서 왜 한국영화가 잘 되는지 그 힘을 느꼈다 했지만요..
천우희.곽도원..다른 배우들도 아주 징글징글하다 할 정도로 배우의 엑기스를 끌어내는
나감독은 완벽주의자인듯 합니다.
다만 황정민씨는 오히려 이런 치열함을 즐겼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통하는 부분이 있는듯.
베테랑/검사외전 등에서 유아인이나 강동원에 비해 좀 밀리는듯 했던 황정민씨가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근사하게 해내는 굿 판은 왜 황정민이 배우인가?를 통감하게 합니다.
몇장면 안나와도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천우희/ 영화 전체에 활력이 되는 곽도원씨가 아니라
황정민의 라이벌은 12살 정도의 김환희 양입니다.
내용도 강하고 미술이나 배경도 너무 강한 이 영화를 찍고 적합한 심리치료를 받았기를
바래볼 정도로 환희양의 연기는 타고났다/연기천재로 보입니다.

<곡성에 등장하는 메타포/ 멕거핀(떡밥)>

1.외부인.일본인-일제강점기의 상흔을 기억나게 하는 외지인.
박춘배(1980년 시대의 군복을 입은 그를 부활시켜 좀비로 만듦.일광과의 결탁으로
한국인의 산을 점거하고 주술로서 곡성을 파괴시키고 몰살하도록 만들며 악의 승리를 이룸
외부인속에 다양하게 들어있는 악마적인 모습들(텐구.바포매트.베이모트.아자젤.벨제붑.적그리스도)
텐구(일본인이 상징하는 일본식 요괴. 주식 물고기.까마귀를 조종할 수 있음)
텐구인 일본인이 주술을 통해 다이텐구/카라스 텐구 같은 더 높은 단계로 가려함
외부인의 악마적 형상 - 바포매트 (검은 산양의 모습. 종구 집 문앞에 걸려있음)
베히모트(혼돈과 무의지적인 악.훈도시만 입고 산짐승을 먹는 장면)
아자젤(하늘에서 내려와 인간의 딸을 성폭행하고 타락시킴.성교장면 판화집)
벨제붑(죽음과 역병의 악마.곤충 조종 파리조종으로 역병을 전파함.일광이 서울로
도망갈때 차창에 부딪치는 나방의 모습..일본인의 조종을 받음.일광이 곡성으로 돌아가게 함
스티그마 (성흔.예수님이 못박히신 손박닥의 자국.천주교도인 부제의 신앙을 시험함)

2.종구(곽도원)-니 딸의 애비 로 지칭되는 남자로서의 원죄(아담.카인)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이 직업인 남자
미끼를 삼켜버린 남자( 개를 죽이고 일본인 시체를 유기함)
가장 약한 부분인 딸을 공격하는 외부인과 일광으로부터 효진을 지키려고 하는
무명을 알아보지 못하고 의심하여 결국 딸을 잃게 됨


3.일광(황정민) - 외부인과 한패..그의 영적인 제자..외부인이 부린 주술적 행위로 병든 사람을 구해주는 척 돈을 벌고
실제로는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어 영혼까지 천도 되지 못하도록 사진 속에 가둠
훈도시를 입고/ 왼쪽 차선으로 운전함/ 일본인처럼 미놀타로 사진찍음/ 굿할때 일본인 신이 들리는건
아닐까 추측됨/일본인은 병들기 이전의 사진과 죽은 후의 사진을 찍는 것으로 봐서 주술이 가능함
일광은 일본인이 주술을 걸면 그를 이어 굿을 통해 더 망가지게 하는 역할/마무리(죽은 모습만 찍음)
까마귀를 찾아낸 일광- 자신을 신뢰하게 만들면서 장독대에 존재하는 철륭신을 죽이는 일
종구의 집 외에 다른집의 화재.우물에서 발견된 시체.마을 한복판 큰나무에 목 맨 여자
일광의 굿 장면 중 장승에 못박는 행위..효진을 향한 살굿.다른 희생자들집에서도 굿의 모습이 보임
한국인의 고유신앙인 가택신이나 마을의 수호신등을 파괴하려는 외부인의 행위
일광-태양빛이 사방으로 뻗쳐나가는 욱일승천기. 일본인과의 결탁

4.무명의 존재- 효진이 말하는 할매가 그녀가 아닐까? 한국인을 상징하는 흰옷을 입었고 효진을 보호하려고
금줄에 금어초를 매달음. 효진이 잠시 회복되는 기간은 그녀가 돌보고 있어서 가능한 것으로 보임
산에서 외부인을 쫓아 그와 싸우고 그 시체를 종구의 차에 던지는 것으로 보아 산신의 역할도 함
일광에게 피를 흘리게 하고 토하게 하는것으로 그를 내쫓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짐.
금줄에 건 금어초는 외부인과 일광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려고 하는 그의 노력
죽음후에 영혼이라도 지키려는 노력도 원죄를 지은 종구가 그 안으로 들어감으로 인해
결국은 곡성은 비극으로 끝남. 무명치마를 입은 한국여인의 상징으로도 보임
닭이 세번 울기전에 집에 가지말라/ 종구가 떠나고 쪼그리고 앉아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던 예수님으로 보이기도 함
외부인과 일광에게 맞서려는 곡성의 수호신.삼신할매. 산신.그리고 메시야

5.마지막 외부인과 동굴에서 대화를 나누는 부제의 모습(외부인과 소통하는 유일한 인간)
그는 의심하면서 동시에 믿고 싶어하는 신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거 같습니다.
일본인이 악마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도 손바닥의 예수님스러운 흔적을 만져보게 하는 것
보고도 믿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 정작 중한 것이 뭔지 모르는 현대인의 모습.곧 신부가 되어야할 몸이지만
여전히 신과 악마사이에서 허우적대는 부제의모습이 지금의 크리스챤의 모습인것만 같습니다.

6.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은 어떻게 신을 알아 보고 그를 믿게 되는가?
영화를 끌고 가는 종구의 선택처럼 관객인 우리도 누가 진짜 신인지 누가 우리편인지를
마지막 장면이 나올때까지 알아보지 못하고 끌려가다가 허무한 반전과 함께 비극을 목도하게 됩니다.
밀폐된 공간인 곡성이 어쩌면 세월호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서운 와중에 어이없는 좀비 박춘배의 등장이 낯익다고 느껴지는 것도 어디선가 본 황당한 모습...

7.나홍진감독은 가족의 이해안되는 죽음으로 인한 확장의 결과물이 곡성이라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날 때 과연 신은 어디에 있으며 왜 개입하지 않는가?
저또한 수많은 의문이 생기면서 하나님께 나아가기가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주셨다는 자유의지..억지로 믿게 하지 않으시고 인간 스스로 마지막 결정을 하게 하신다는
인간의 자유의지...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8.영화 한편을 가지고 이토록 오래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 본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입니다.
이해 안되면 지나가지지 않는 이상한 성격탓이지요.
이 글을 마지막으로 이제 곡성은 지나보내려구요.
여러분들의 의견을 읽어보았고 저나름 납득되는 것으로 영화를 정리했습니다.
제 해석이 틀릴 수도 있지만. 틀린들 논문도 아니고.한 개인의 영화평이니...
너그럽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9.효진역의 김환희양은 이 영화를 찍고 난후 적절한 심리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자체가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지요.
우리는 아이들이 온전히 상처받지 않게 성장하게 도울 의무가 있는 어른들입니다.
입시나 성공이나 그 어떤 것들로도 아이들이 치유받지 못할 상처를 지닌채 자라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10.공개적으로 곽도원씨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장소연씨의 소망이 이루어진걸까요?
두 사람은 곡성에서 실제 부부로 나와 그 사연을 아는 저를 웃게 만들어주었어요.
칸으로는 같이 갔지만 공적으로 간 것이니 언론에는 함께 나오지 않겠다했다네요.
그또한 멋진 사람들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한편으로 며칠째 저를 서성이게 한 나홍진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구요( 시상식 멘트 ㅋㅋ)
지금 이순간도 저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모든 것을 결정하게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그분의 뜻을 잘 알아듣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