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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이야기

귀향- 귀신이 되어서라도 그녀들 고향으로 돌아오다

가난하지만 아버지의 지게에 올라타고 아리랑을 같이 부를만큼 사랑받던 14살 소녀가

어느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기차를 타고 잡혀갑니다.

비슷한 다른 소녀들과 함께 도착할 곳이 어디인지 이미 아는 우리는 영원히 그 기차가

멈추지 않기를. 그안에서라도 안전하기를 최소한 인간스러울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중국 어딘가에 그녀들은 도착하고 --모르고 싶은 사실과 관객들은 마주쳐야합니다.

그녀들에게 저리 하는 저 놈들이 우리랑 정녕 같은 인간일까?

저들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장면들과 맞닥뜨려야합니다.

그안에서도 위안이 있었다고 소통과 아주 작은 치유라도 있었구나 그래서

정말 다행이다 싶은 장면들도 있습니다.(꼭 그랬기를 바랍니다.)


영화의 얼개는 1991년 그녀들중의 한명으로 생존하고 있는 분의 현재모습

그리고 다른 나쁜일 때문인지 귀신을 볼 줄 아는 영매인 소녀가 등장하고

과거 그 시절의 그녀들이 과거로 등장합니다,

현재와 과거의 교차편집으로 그래도 숨쉬면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영매소녀의 귀향굿으로 주인공 할머니가 타지에

두고 왔던 그 시절의 다른 소녀들이 나비가 되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를 보기전 귀향이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뜻인줄 알았는데

귀신이 되어 돌아온다는 뜻이었어요.귀신이 되어서라도...돌아온다..

일본군은 패망후 이 악마같은 일을 감추려고 소녀들을 `소각`하려

합니다.끌려갔던 소녀들이 대략20만명 살아서 돌아온 이들이 

등록된인원으로는238명

그중에 현존하는 분들은 45분이라고 합니다.


귀향의 조정래감독님은 영화 한번 상영에 타지에서 돌아가신 그분들의

영이 한분씩 돌아오는 거라 생각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합니다.

현재 관람객수는 300만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하구요.

제 옆 관객은 팝콘을 사들고 들어가길래 속으로 먹을 수 있을까? 했죠.

영화는 의무감만으로만 보지 않아도 될만큼 영화적으로도 좋습니다.


저도 봤으니...물론 울었고...눈은 부었고...손수건없음이 난감했으나

그래도 보기를 잘했다 싶었으니 파친님들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언니야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우리딸 이제 그만 집에 가자 

두 차례 크라우드펀딩으로 참여한 7만5천여명의 이름의 엔딩크렛딭과

위안부피해자들의 치유프로그램 중 그렸던 그림들이 같이 나옵니다.

아무도 나가지 않고 10분동안 더 앉아있었던 관객까지도 영화의 일부같았습니다.

이 시대에도 여전히 가슴아픈 청춘들도 같이 봐주는 고마운 영화..귀향.동주..


나비가 되어 수많은 나비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소녀들의 귀향에

고향 어귀 커다란 나무처럼 기다려주고 반겨주는 파친님들 되기를 소망합니다.


정민의 부모님은 두마디만 하시고 밥을 차려줍니다.

이제 왔나?

밥 묵자.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자신들의 전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오늘은 딱 그 두마디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왔나?

밥 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