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보았습니다.
박감독의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망설이다가
제가 좋아하는 배우 김민희가 나와서 과감하게 보러갔지요.
결론적으로 저는 아가씨 영화가 좋았어요.
분명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요.
우선 박감독 특유의 잔인한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아요.
딱 한장면만 눈가리고 귀도 막고 볼 정도였어요.
잔인한 장면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박감독의 영화세계는 왜 그렇게 묘사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말이지요.
복수는 나의 것이나 박쥐를 보면서 그의 성장과정에 무슨일이 있었지
지금은 괜찮은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었습니다.
아가씨에서 김민희와 상대역으로 나오는 김태리 배우
아가씨 김민희는 하정우 와 조진웅이 있는데 결국은 김태리를 선택합니다.
저는 그 선택과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것이 좋았어요.
영화는 어차피 허구이니 결론은 그냥 해피엔딩인 것이 좋아요.
현실도 해피엔딩이 어려운데 영화까지 어두운 것은 맘에 안들어요.
하정우는 확실히 어두운 배역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조진웅도 아가씨에서는 별로였어요.( 하긴 캐릭터가 워낙 이상해요.)
시그널의 조진웅이 벌써 그리워요.
아가씨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배경과 미술이었어요.
서양식 건물과 일본식 건물을 맞붙게 지은 집들과
어이없는 책을 품고 있지만 정말 맘에 드는 서재...
마지막에 상징적으로 그 서재를 부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아까워서 좀 속상할 정도였어요.
언젠가 제가 시골에 집을 짓게 되면 사방에 모두 바닥부터 천장까지
책이 차곡차곡 넣어두고 그 안에 며칠이고 쳐박혀 있고 싶어요.
방하나는 통창으로 밖에 있는 산이고 나무고 다 보이는 풍경이다가
커텐만 치면 저혼자 큰소리로 남 눈치안보고 들을 수 있는 오디오세트랑
집에서도 아주 큰 화면하나 달아 놓고 영화보는게 제 꿈이에요..
영화에서 화제가 된 장면은 두 배우의 멋진 @@신 인데요.
왠일인지 두사람의 사랑이 그냥 남자 여자 이런거 떠나서
두사람의 인생에 대한 토닥거림...공감...위로...그렇게 느껴졌어요.
몽환적인 배를 타고 떠나는 장면이 여운에 남아요..
박감독도 이제 대중감독이 되고싶은가 보다 그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예요.
저랑은 좀 코드가 안맞는 유머가 곳곳에 스며있는 이 아름다운 작품이
그래도 외국에서 들어온 @@맨 들이나 싸우는 영화들보다는
제게 더 와닿았어요...권해드리기엔 좀 그렇지만...참고로
남편들과는 안보시는게 좋아요....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어느 아저씨 뛰쳐나가시고..
제 옆에 앉았던 커플은 여자가 남자 눈을 막 가리고...ㅎㅎㅎ
지금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중에는
미 비포 유 를 권해드립니다.
보다가 몇장면에서나 울컥 울었어요.
같이 봤던 큰아이도 영화 좋았다고 서너번 말하더라구요.
뭐 별스런 내용은 아닌데 그냥 그렇게 연한 영화가 오랜만이라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성찰...마지막에 대한 고민...
스위스로 안락사를 향해 가는 영화였거든요...
영화는 짦은 여행 같아서 좋습니다.
현실은 잘 바꿀수도 바뀌어지지도 않지만
영화보는 동안에 잠깐 다른 사람 다른 세상에 갔다 올 수 있어서요.
그리고 현실로 돌아오면 또 조금 성장해 있는 저를 데리고
살 수 있어서 좋아요...만원의 여유...
대학시절 점심 굶고 그 돈으로 개봉관 모든 영화 다 보러다니던
그 시절의 제가 그리운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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