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환한 햇빛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제 친정아버지를 닮은 장사익님의 꽃인듯 눈물인 듯을

듣고 있습니다.

사랑의 원형을 알려주고 불현듯 떠나가신 친정아버지

제사의 의미를 알게해주신...영혼의 존재를 믿고싶게 해주신

아버지가 보고 싶은 요즘입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축하받고..칭찬 받고 싶고..잘했다...

슬픈 일이 생기면...위로받고..일러바치고 싶고...괜찮다...

그렇게 그 큰손으로 제 손 한번 잡아주시는걸로 다 괜찮아질거 같은

아버지...요즘 며칠 슬픈 날들이 계속되니까 그분이 그립습니다...


또 한분...저의 첫사랑..

저에게 처음으로 이문열...황석영..조세희...함석헌님을 가르쳐주신

고1때 담임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지금은 교육감이 되신 우리들의 멋진 영웅.선생님

그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되고..함께 가야하는 삶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신 선생님.

그냥 우리의 멋진 쌤으로만 영원히 계셨으면 했는데

정신없는 정치 같은건 안하셨음 했는데...

그래도 그분이 여전히 좋은 세상.좋은 교육을 위해

열심을 다하고 계심에..감사하고 여전히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도대체 왜 죽었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해보게 되는..

김광석..이은주..신해철..최진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이별을 하게 되지요.

갑자기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는 이별..너무 아픈 헤어짐.

며칠째 이 비가 아무래도 단원고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이 아닐까...

1년에 한번 제삿날에는 영혼이 된 사람들이 살아있는 우리에게로 와서

그들과 못했던 얘기도 하고. 한번씩 안아도 보고.눈코입 만져도 보고

서로 잘 있었냐 안부도 묻고.맛난 음식도 나눠먹으며 하루동안만.

딱 하루만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요..

가슴이 찢어지게 다시 이별하는 순간이 와도..1년 후에는 또 다시

만날 수 있으니 그래도 참을 수 있어질텐데 말입니다.


아버지가 떠나신지..벌써 10년도 훨씬 더 지났는데...아직도

그분의 부재가 실감 안나고..어디 먼데 여행을 떠나신거 같아요.

죽음은 단지 우리가 볼 수 없는 다른 채널로 이사가는 거일뿐이라는데.

그분이 나오는 채널을 찾아서 나도 보고싶다고 생각하죠.

아니면 우리는 볼 수 없어도 그분들은 우리를 tv보듯이 보고 있을까요?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다고 하셨던 그분도 생각이 나네요.

살아 있을때보다 죽고나서야  더욱 사랑받게 된 따뜻한 대통령..

우리의 운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가고 나서, 남아서 우리를 기억할 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내일은 이제 그만 날이 맑아졌으면 좋겠네요.

세월호도 빨리 인양되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다 찾고

그만 그들도 유가족이 되어 영영 이별을 할 수 있어졌으면 합니다.궃

유가족들이 싸워야하는 그런 세상말고...충분히 슬퍼하고,위로받고

주위로부터 새 힘을 얻어 힘겹지만 자기의 일상을 다시 찾게되기를 바랍니다.

아픈 시간들을 딛고 다음 단게로 넘어갈수 있는 치유의 시간들이 오기를..

살아남은 자의 슬픔도 승화시켜서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힘을 가질수 있기를..

우리는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찾고.우리가 살고 있는,우리나라가

그 전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랬으면 하고 기도합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  (0) 2016.05.08
제주도에서 길을 찾다  (0) 2016.05.06
인턴 vs 성난 변호사  (0) 2016.05.06
지나간다  (0) 2016.05.06
우먼 인 골드  (0) 201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