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우리는 어떤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20대에 머리가 뜨거웠던 저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함께 어깨를 겯고 가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30대가 되어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제 꿈은 그저

내 아이들이 평안하고 행복하면 되는 그런 세상을 원했지요.

내 아이가 가는 길에는 비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고 

길가에 예쁜 꽃들만 피어있고 좋은 길동무들만 만나기를요.


40대가 되어 보니 내 아이들이 잘 살아가려면

내 아이들만 아무일 없고 앞서서 간다고 온전한 행복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알게 되었습니다.슬프게도...

내 아이 옆에 있는 그 아이도 뭔가 좋은 일이 있어야하고

뭔가는 그 친구도 맘에 드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만

내 아이가 가진 것을 쿨하게 축하도 해주고 탐내지도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사는 일이 참 복잡해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곧 저는 50대가 될 것입니다.

아직 제 아이들은 자라고 있는 중이구요.

아이들을 따라 뒤에서 걷다보니 제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이

제가 살아왔던 그것보다는 더 퍽퍽하고 막막한 길로 이어져있네요.

이제는 어릴때처럼 아이한테 먹을거 놀거리 친구 이런 것들을 엄마가

다 해줄 수 없는 나이..아이는 아이만의 길을 찾아 어른이 되어야하니까요.

저는 제 아이가 이 아름다운 10대에 친구도 깊이 사귀지 못하고

축구도 맘껏 못하고 좋은 영화 한편 맘 편하게 못보는 지금의 세상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이 길에서 만난 어른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상처내고 흔드는 것 또한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이상주의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아이만 좋은 길 평평한 길로 보내자고

남의 아이가 가는 길을 뭐라뭐라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전쟁을 치룰때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은....

대학에서 뽑고 싶은 아이가 우리 아이 였으면 당연히 좋겠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바라고 파이는 하나밖에 없으니

우리 아이 차례가 안 올수 있겠지요.

가슴 아프지만 받아들이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라 하면 어떨까요?

의자가 7개 사람은 12명...의자에 앉는 사람만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의자에 못 앉은 우리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의자가 찾아지기를

기도해봅니다.

아니면 우리 아이가 여러명이 앉을 수 있는 튼튼한 의자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아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가는 이길이 어떤 세상으로 이어져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길을 가는 동안 파파카페에서 만나게 된 길동무님들

언제나 그렇듯이 평안과 행운을 기도합니다.

부디 모두들 서로 찌르지 않는 방법으로 길을 찾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  (0) 2016.05.08
제주도에서 길을 찾다  (0) 2016.05.06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0) 2016.05.06
인턴 vs 성난 변호사  (0) 2016.05.06
지나간다  (0) 201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