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경기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의 휴식시간 잘들 보내고 계시는지요? 하프타임에 잘 쉬어줘야 나머지 후반전을 잘 뛸 수 있어요. 이제 겨우 수능 끝나고 수시 발표 나고 있는데 수시라는 전반전에서 게임이 끝나는 댁이 아니라면 이 하프타임은 부모에게도 수험생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간입니다...시간은 흘러가고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희 집은 항상 예상치 않은 순간에 울 집안의 감사이신 아빠가 쓰윽 등장해 감사활동을 하는 바람에 약간의 갈등상황이 조성될 뻔 했습니다. 당연하고도 훌륭한 이야기를 이상하게 기분나쁘게 하는 특이한 재주를 가진 아빠는 아이를 항상 죄지은 사람인듯 만드는 대화를 이어가는 탁월한 기술이 있어서.... 듣는 아이는 늘 주눅 들어하고 마땅히 대답할 바를 못찾네요. 이번 주제는 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보내야한다. 논술에서 내용보다 글씨때문에 그리 염려를 했으니 이번 기회에 펜글씨 교본을 사서 글씨를 반드시 교정해라 다이어트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짜서 실행해라 국어 점수도 그렇고 독서력이 중요하니 책을 읽어라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시작해라 오늘처럼 하루 종일 놀고와서 집에 오자마자 또 컴퓨터 앞에 앉아서 sns 활동하거나 게임만 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다..... 옆에서 들어보니 저도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고 모두 다 긍정적이고 아빠로서 마땅히 하고 싶었던 말 아닌 것이 하나도 없기는 하지만... 하필 지금 꼭 저런 어투로 해야하는지 답답했지요. 수능 끝나고 하루 거의 10시간씩 수학 논술문제만 풀고 바로 어제 논술시험이 끝난 상황에서였으니까요...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가 받은 훌륭하지 못한 수능점수가 있으니 딱히 반박할 처지도 못되고 ...저또한 아이 점수가 제 점수인듯 여겨져서 괜히 눈치도 보이고...다음 감사대상이 저일까봐 말리지도 못하고...그 다음날 중재를 해서 잘 넘어가긴 했지만 언제 다시 2차 감사를 받을지 두렵습니다...ㅠㅠ 저는 저대로 쉬는 것도 아니고 끝난 것도 아닌 이 상황에 약간은 넋빠진 사람처럼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 그냥 맘껏 놀게 두는 것도 좋습니다. 한량? 처럼 백수처럼 입시 다 끝난 것처럼 휴가를 주세요. 곧 다시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전쟁터로 들어가야하니까요. 어쩌면 인생에서의 마지막 온전한 휴식기인지도 모릅니다. 입시가 끝난다고 삶의 치열함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 잘 놀 줄도 모르는 가여운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아를 찾아가도록 그냥 내버려두시기를요. 그동안 주위분들께 받았던 용돈도 주시고... 일탈만 아니면 웬만한 것은 다 허용해 주세요. 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수험생들에게는 그만한 놀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진 패는 알지만 아직 남이 가진 패를 모르는 시기... 수시에서 어떤 결과를 각자 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가 참말로 거시기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아이들이 쉬고 있는 중에도 코치로서 어쩌면 아이들 인생에 마지막 간섭질 혹은 코칭일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잘 써봅시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저역시 흥이 안나고 큰 숙제처럼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에미노릇 사표낼 수도 사표처리도 될리 없으니 다음 스텝을 궁리해봅니다. 1.수능점수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2.올 수시 탈락일 경우에 어떻게 전략을 짤건지 큰그림을 그린다. 3.그동안 메모해 놓은 입시노트를 살펴본다. 4.수능점수가 입시노트에 작성한 대학이나 학과에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살펴본다. 5.준비했던 정시라인과 다른 경우에는 새로운 라인을 잡아본다. 6.정시라인은 보수적으로 잡고 상향과 하향에 대한 기준점을 설정한다. 7.모집인원이 적은 학과일수록 변수가 많을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살핀다. 8.추합을 목표로 정시라인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9.입시의 특성상 작년이나 올해 데이터도 전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오차가 생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임으로 합격예측 사이트의 합격여부는 지원의 참고자료일뿐 실제 지원여부는 부모님과 수험생 책임임을 잊지 않는다. 10. 기 경험자의 조언을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다. 11.전혀 다른 각도에서 대학과 학과를 바라다본다. 12.수능점수가 원서라인의 기준점이긴 하지만 아이 적성이나 취업여부도 또다른 기준점일 필요가 있다. 13.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입학한 대학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기 많이 있다. 대학에 실제로 다닐 사람은 아이 자신임으로 코치가 선수로 뛸 수는 없으니 선수위에 코치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14.대학에 이미 아이를 보내본 선배맘들의 조언을 구해본다. 15.상대방에게 조언을 구할때는 되도록 내 점수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올바른 조언을 들을 수 있다. 16.제일 중요한 원칙 하나.. 맘에 드는 대학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붙을 대학을 찾아야한다. 17.더 중요한 원칙 또 하나... 아이 점수가 맘에 안든다고 아이를 부끄러워하거나 원망하면 안된다. 지금 이시기에 부모자식관계가 망해버리면 회복하기가 힘이 든다. 입시보다 더 중요한 것을 항상 잊지 않는다. 18.섣불리 재수나 삼수를 논하지 않는다. 19.겸손과 배려가 입시의 장외 키워드이다. 20.내 아이가 믿을 건 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않고 부모가 아이보다 먼저 지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직 후반전 본게임이 시작도 되기 전이니 모두들 잘 정비하시고 맛난 것도 드시고 영화도 보시고 가벼운 여행도 하시고 기운들 내시기를요...힘들 수록 쉬어가야합니다. 모두 승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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