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을 봤어요.
영화는 '이것은 특정한 사건,사실과 관계가 없다.'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작과 동시에 괜히 보러왔다고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마주보고 싶지않았던 진실을 어쩔 수 없이 두시간동안 대면해야하니까요.
더군다나 이제 저는
경찰이 나오는 영화를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는 생략하고...(그래도 한번 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 모두 다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쓸쓸한 깨달음을 안고 영화는 끝납니다.
굳이 실화아니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세상을 그냥 보여줍니다.
변호인처럼 영웅이 없고,각자 약점과 부도덕한 면을 가진 일상의 인물
흔히 보이는 그냥 우리들 모두의 모습입니다.그래서 더욱 ...
우리의 현실은 왜 이렇게 아픈 것일까요?
20대에 저는 모두가 잘사는.적어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지요.
곧 그러한 세상이 올것만 같았습니다.
30대에 저는 세상이 나뉘어진채로 영원히 평행선처럼 살아야한다는걸
아프게 받아들이고,아이들 키우는 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40대인 저는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세상도 제가 20대에 바라보던,꿈꾸던
그 세상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살고 있는게 맞는 걸까요?
오늘 영화 한편으로 저는 흔들립니다.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굳이 대답하자면
아이들편입니다.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들 편이구요.
남도 조금은 나인듯이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 편입니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그냥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 편입니다.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에 묻히지 않는 세상
묵묵히 자기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선한 소수의 의견이
결국은 다수의 의견으로 확대되고 ...선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저는 여전히 이상주의자인가봅니다.
영화말미에 부정한 검사가 옷을 벗은 후에 거대로펌 변호사가 되어
주인공 변호사에게 하는 대사가 아직도 귀에 아른거립니다.
'국가는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로 돌아가는 거야
박재호는 희생을 했고,나는 봉사를 했어.
근데 널 뭘 했냐?'
다시 한번 이 영화를 본걸 후회했습니다.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은 전혀 다른 흥행성적을 내고 있네요.
연평해전은 전국 스크린의 거의 절반에 걸리고
소수의견은 벌써 퐁당퐁당으로 상영된다합니다.
연평해전을 보신 분들 소수의견도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눈감고 싶어도,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의 이야기니까요.
쉼터에 올리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글이네요..
쉼터를 고민터로 만드는...
소수의견을 보고 드는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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