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난 큰아들이 2주만에 집으로 왔어요.
아니 왔는데 친구들을 만나러 도장만 찍고 나갔지요.
이번학기에 철학수업이 있었는데...하버드에서 공부하고
오신 아주 실력있는 교수님수업이라 참 좋아하더라구요.
여러방면으로 책읽고 독후감도 쓰게 하시고...
생각도 다방면으로 하도록 툭툭 건드려주시고...
그런 수업 받는 아들..부러웠어요.
이번에 과제로 자유론을 읽고 에세이를 썼는데
그 교수님이 읽는내내 즐거움을 주는 글이었고
나무랄데가 없는 글이라는 코멘트를 달아주셨다네요.
그 칭찬도 ..그 노력도...그 능력도 부럽더라구요.
엄마도 좀 보여줘봐 ...그랬더니
엄마가 이해하겠어? 하며 히죽 웃네요..ㅎㅎ
공부가 무릇 그래야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스스로 좋아하는 책을 맘껏 읽고,자기생각으로 정리할수 있고
그런 자기의 지적성장을 이끌어주고 알아봐주시는 스승이 있는것
저는 아들의 젊음도 부럽고,그런 공부환경도 부럽고
날라리 처럼 보이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네 하는 친구들이
있는것도 부럽고...지적성장으로 반짝여가는 시간들도
많이 부럽습니다.
사실 서울대 면접에서 왜 안뽑아갔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봐도 서울대에서 원하는 인재상인데요.ㅎㅎ
귀신도 모른다는 서울대인재상 말이예요.
이 아들만 있으면 제가 걱정이 없을텐데
고2 울 둘째는 기말고사를 앞두고도 도통 공부를 안하네요.
도대체 이 분은 언제쯤 달려주실까요?
과연 공부의 맛을 느끼는 날이 그에게도 올까요?
차라리 기술을 배우자
차라리 학원비를 아껴서 창업을 해보자
공부외에 뭐라도 하고 싶은 것을 찾아와라
한지도 벌써 여러해가 흘렀어요.
자기도 공부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푸념은 하네요.
과연 이 둘째는 어느 대학을 갈것이며
어떤 어른이 될까요?
참 점쟁이를 찾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ㅎㅎ
기도로는....
믿음이 적은 저로서는 다만 기도로는....
그래도 명색이 크리스챤이라 여전히 그분의 뜻을
알고자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마음따뜻한 둘째 정신과닥터되면 참 잘할텐데요.
의대를 야매로 다닐 수도 없고...애매합니다.
어떻게 뇌에 맞는 영양제..이런건 없을까요?
요즘은 제과제빵 기술을 배워서...바리스타도 되고해서
작은 카페 운영하게 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만 해봅니다.
공부를 못하는...아니 싫어하는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할지...무엇으로 먹고살지
고민을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습니다.
오늘은 공부를 잘 못해서 불행한 아이들..
하필 대한민국에 태어나 인간스럽지 못하게
살고 있는 가엾은 보통의 고등학생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주 캄캄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