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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8일 오후 06:09

작년 이맘때쯤 올렸었던 글을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1년이 지나고 보니 또 여러 상황들이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 갔던 사람의 후회는 뒤에 그 길을 가는 분들에게
또다른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저 입시라는 험한 산에 올라가다가 길을 잃었던 사람이
묶어놓은 리본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수시 컨설팅 받지 않은 것. 후회되요.
열심히 노력했으니 잘될것이다....교만했었던 거 같아요.
같은 곳에 지원한 다른 아이들의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했는데
너무 주관적인 확신에 가득차있었던 거 같습니다.


2. 수시에 보험으로 하나 쓰지않은 거.정말 후회 많이했어요.
수시 붙어서 정시로 더 좋은 데 못갈까봐 안썼던 학교들
정시때 떨면서 썼어요..장학금도 못받고....커트라인 걱정하면서요.


3. 학과 정보 세밀하게 알아보지 않은거..정시 내면서 후회했어요.
경영학과 밖에 없는 줄 알고..수시 6장 모두 서연고 경영 쓴거
다른 과에서도 경영 공부할 수 있는데..너무 한 과만 고집한거
정시로 가게 되니...그제서 다른 학과 살펴보니 갈만한 과가 많이 있더라구요.
수시로 갈 수 있었는데..정시까지 오면 못쓰는 학과 많이 생깁니다.


4.연대 논술 전형 응시했던거. 이 부분은 작년엔 더 고민이 되었던 부분입니다.
한 3일 정도 시간만 날린 거 같아요. 수능이 정말정말 더 중요합니다.
연대 논술로 들어가기...주위에 합격자를 한 번 찾아보세요.
물론 안쓰면 또 나름 후회되기는 하겠죠. ㅠㅠ


5.경찰대 면접.체력장 준비 열심히 안한 것..사람 일 알 수 없더라구요.
경찰대로 가게 될 줄 꿈에도 모르고.체력장 간당간당하게 붙고
면접도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결국 경대 간신히 추합으로 들어갔어요.
주어진 상황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려야 할 듯이요.


6.중간고사.기말고사 준비할때 보약이나 좋은 영양제 안해줬던 것
수능 전에만 좋은 거 몰아서 먹였더니..효과도 적고 ...미리 먹게해줄걸
나중엔 별게 다 후회됩니다..해줄까 말까 싶은 거. 하고 후회하는게 나은듯합니다.
물론 집밥이나 과일 실컷 먹을 수 있으면 보약 없어도 되구요.


7.아이보다 더 실망하고. 더 상처 입어서. 수능 끝나고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한것
수시 발표되었을때 아이보다 더 많이 울어서 아이를 제대로 위로해주지 못했던 것
정시원서 쓸 때도 컨설팅도 안받고,설명회도 안다니고...혼자 결정하고 지원한 것
재수하는 거 싫어서..정시 원서..너무 안정적으로 쓴거...후회되요.


8.무심코 한 언행으로 주위 분들에게 본의아니게 상처주지는 않았을까..
내 아이 챙기려다가 혹시 주위 아이의 기회를 뺏었던 건 아닐까.
모두가 다 상처받고 헤매이고 험난한 과정이었을텐데
좀 더 신중하고, 성숙하게 하지 못했던 거 정말 후회해요.


9. 아이와 학교를 너무 믿었던 거. 결국 입시의 최종책임은 아이와 부모에게
있는데, 학교에 의지하고 뭔가 기대려고 했던거..당당하게 주도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거. 아이는 가고 싶은 곳만 바라 보고 있는데도
옆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어야 했는데. 적절한 데이터가 없었던거.
너무 낙천적으로 입시에 대처했던 거 아쉬워요.


10.수시 6장 모두 불합격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에게
그 어느때보다 따뜻한 위로와 현명한 격려가 필요한 아이에게
오히려 더 냉정하고 쌀쌀맞게 대해 아이를 결국 울렸던 거.후회해요.
더 상처받고,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 있을 아이에게 너그럽지 못하고,
살짝 원망도 하고,속으로 조금 미워했던거....반성합니다.
졸업식 때 입을 양복도 안 사주고 빌려입힌거.
정시 결과 기다리는 동안 여행 한번 못보내준거.모두 반성합니다.
그래도 너무 막 대하지는 않아서 완전히 모자관계가 망하지는 않은 거는
참 다행입니다.


사랑할 아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큰 파도 없이 올 입시를 잘 치뤄내시길 기도합니다.
올해 입시가 잘 마무리되어 감사드릴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곧 4월이 오고...영원히 대학생이 될 수 없는 아이들. 그아이의 부모님들께
인간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평안과 위로가 함께 하기를.
신께서 가장 아픈데를 섬세하게 어루만지시고 치유하시기를
그리하여 다시 웃을 수도 있는 그런 날이 꼭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