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입시의 마지막 라운드
정시 합격자 발표와 추합의 도미노가 시작되겠군요.
가나다군에 모두 합격하는 3관왕부터 가나다 모두 과감하게 질렀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무관왕까지 또한번 수험생들을 뒤흔드는 시간이 올 것입니다.
수시에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특히 수능을 좀 잘 본 친구들)은
자기보다 부족해보였던 친구들이 좀더 나은 대학에 가게되면 다시 상처를 받을 수 있어요.
뭔놈의 입시가 이리 곳곳이 지뢰밭인지 모르겠어요.
어쨋든 미리 알고 조금이라도 마음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왠지 어딘가 붙어도 쿨하게 좋을 수만은 없는 이상한 대학가기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가슴아픈 일은 그동안의 모든 눈물나는 노력이 모두 의미없이
아무 대학에서도 부름을 못받은 아이들을 이제 어쩔까요?
그래도 혹시 설마 한군데는 싶었는데 말입니다.....유구무언....
재수는 요즘 추세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또한 아마 아이가 재수한다고 했으면 그러라고 했을 겁니다.
설마 한번 더 하면 /그 많은 시간을 수능에만 쏟는다면/
당연히 서울대갈수 있지 않을까? 아니 연고대는 꼭 되겠지
그리 생각되었고/실제 재수했던 아이친구들은 좋은 성적을 낸 경우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고입처럼 대입도 어느 부분은 케이스가 모두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성공확률 못지 않게 첫입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안나오는 점수를 받고
또다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정말 정말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재수는 정말 잘 선택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올해 다소 맘에 안드는 대학에 합격했을 경우에도 신중히 한학기를 다녀보기를
권합니다.더욱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재수를 권하는 것은 신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서강대 갈만한 아이가 한양대에 간들 크게 잘못되지 않습니다.
경희대 갈만한 아이가 시립대에 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중앙대 갈만한 아이가 충남대에 가도 취업은 더 잘 할 수도 있습니다.
1년이라는 긴 시간에 우리가 쏟아붓는 비용이 너무 소모적인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지방에서 인서울 할 경우의 숙식비 용돈 등록금 등의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졸업후에도 지금처럼 취업이 여러모로 불투명하여 다시 취업준비나 고시준비등으로
몇년을 더 소비해야 한다면 우리 부모들의 노후는 더욱 불안해질 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좀 좋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걱정이 덜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듯합니다.
긴 인생에서 대학을 업그레이드 하는 1년은 물론 그리 긴 시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1년만이 문제가 아니라 공부를 끝내고 아이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시기가
점점 늦어진다면 우리부모들의 고민은 더욱 더 깊어질 것입니다.
성적에 맞추어 대학에 가서 거기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좀 낮춰서 간 듯한 대학에서 수석하고 장학금받고 성실히 공부한다면
몇년후에 졸업할 때에는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게 될지 모르잖아요.
길은 한곳으로만 나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간 그 길이 지름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돌아서 가는 듯 보여도 비로소 온전히 자신만의 길을 찾기도 합니다.
어느 곳엔가 합격한 학생들이 너무 일찍 재수학원에 등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강남 대@ 학원의 입학조건과 그곳의 수강인원 대비
올해 성과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다른 학원들도 마찬가지구요.
원래 잘하던 아이들만 가려 받아서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들에게 배우고
저녁 자습시간까지 통제하에 수능에만 매달렸던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더 좋은 성적을 내서 현역때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대학으로 갔는지
통계를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한번 더 도전하는 것이 적합한 아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꼭 다시 해야 하는 아이들도 존재할 것입니다.
제가 당부하고 싶은 대상은 합격한 대학을 너무 쉽게 버리고
너무 일찍 다시 공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아이들에 대해 한번 더
진지한 고민을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조심스러운 이 결정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몹시 부담스럽습니다.
나중에 저를 원망하셔도 당연히 책임져드릴 수도 없습니다.
아이가 부모님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지요.
그 모든것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책임은 또한 각자의 부모님들께 있습니다.
원서라인을 정했을때 만큼 더 진지하고 객관적인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정시 합격 소식이 많이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느 대학이 되었던 우리아이가 노력한 지금까지의 최선의 결과물에
감사하고 수용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아이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었으며
자존감에 손상을 받았겠어요...그 아이의 결과물에 대해 비난하지마세요.
성적은 다만 그아이의 어느 한 부분에 대한 점수일뿐이지
그 아이의 인생과 가치관과 인격에 대한 종합평가 점수는 아니니까요.
공부로 그 아이를 통째로 평가하기에는 너무 공평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지금까지 애써온 아이의 결과 그대로를 잘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합격하게 된 그 대학에서 또다시 열심히 달려보기를
그럼에도 한 번 더 도전하기를 선택하였다면 마땅히 더큰 축복이
함께 하기를 응원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말로 어려운 선택에 대해 굳이 말씀드리게 되어서 유감입니다.
제 생각이 온전히 옳은 것인지는 저또한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둘째는 재수없이 올해 꼭 어디엔가 어느 대학이라도 들어가주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행운이 꼭 따라주어야 하는 아이라서요....
파파마을 주민 여러분의 2016년이
가족끼리 더욱 사랑하고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가정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늘의 축복과 위로와 나눔이 함께 하기를 또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