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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마을 주민들의 위한 기도

제가 좋아하는 김미경 강사님의 질문중에 인생에서 어려운

고난의 곡선을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녀의 답은

그 곡선을 견딜만한 직선으로 끊어서 가라는 것입니다.

직선으로 조금씩 끊어서 가다보면 어느 순간 그 어려움들이

다 지나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높으면 높은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수능점수로

정시를 치루려니  집집마다 고민이 서말인줄 압니다.

누군가 나서서 이리해라 저리해라  답을 주면 좋으련만

그럴 수가 없는 일이라 참 쉽지 않은 날들이 그래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입시를 치뤄본 부모님들이 떠나지 않고 이렇듯 간절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은 우리도 누군가에게 받은 위로가 있었고

힘든 순간 함께 해주셨던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음으로

빚갚는 마음으로 품앗이하듯 그러시는 것이겠지요.


하나님이 파파마을 만드시고 우리의 대장되시는

파파님께 지혜와 명철과 강건함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좋은 이웃들을 이리 많이 허락해주시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애써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너무나 다행입니다.

니케민님이 올려주신 이루마의 피아노를 듣고 있습니다.

마음이 좀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어젯밤 과학과외가 끝나고 돌아온 둘째가 안경을 안쓰고 왔더라구요.

자습시간에 친구들이 장난친다고 안경을 다른 친구 가방에 넣어놓았는데

못찾고 그냥 왔다네요...초딩 아닌 낼 모래 고3될 놈이 말입니다.

어쩌다 일찍 들어온 아빠까지 가세해서 막 뭐라뭐라 했지요.

아침이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침먹을 때 한번

학교 델다 주면서 또 한번 미안하다... 요즘 정시시즌이라

내년 이맘때가 너무 걱정되서 엄마가 지나치게 말했다...

속으로는 아니 이게 내가 사과할 일인가 싶었지만 어쩌겠어요.

이제 곧 슈퍼갑이 될 고3님에게 미리 잘보여야 나중에 엄마 말을

좀 잘 들어주겠지요....그래야만 하는디...


20여년전 나를 엄마를 만들어주었던 그 귀한 선물이가 이제

곧 엄마보다 친구를 /친구보다 여자친구를 더 귀하게 여기면서

독립한다고 세상속으로 저벅저벅 걸어가겠지요.

저는 사실은 잔디깎기맘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헬리콥터맘처럼 막 멀리까지 정찰을 나가서

우리 아이 앞에 닥쳐올 어려움이나 삶의 간난이 있다면

제가 잔디깎는 기계처럼 싹 앞서가면서 다 치워주고 싶은 맘이에요.

그러나...각자 등에 짊어지고 가는 그 삶의 희노애락은 그 아이와

그 아이를 잠깐 제게 맡겨주신 그분의 영역임을 알기에

뒤에서 그저 지켜보아야하겠지요.


입시가 끝이 아닙니다.

취업이 끝이 아닙니다.

결혼도 끝이 아닙니다.

그 아이가 또 아이를 낳아서

지금의 우리가 겪는 기쁨과 고통과 염려와 두려움과

안쓰러움과 때로는 정말 한심하고 미워지는 마음도

겪을 그 아이를 지켜보는 일도 끝은 아닙니다.

우리가 눈감는 그날까지 우리의 숙제는 끝이 없겠지요.


그 힘들다는 항암치료 와중에서도

잔치집이여 초상집이여? 물으시던 어느 친정아버님이

병문안 온 손자에게 너 왜 그렇게 시험을 못봐서

내 딸을 아프게 하냐고 야단치시던 그 마음을....

의연한듯 보이던 그딸을 울게 하셨던 그 사랑을...

우리가 우리아이에게 다 줄 수 는 있을까요?


우리도 언제나 우리 부모님들의 자랑이고 기쁨이기만 했겠어요.

우리 아이들도 때로는 기쁨이다가 더 할 나위 없는 자랑이다가

영원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수학문제 같기도 하다가

왠수 왠수 저런 왠수가 없는 것 같은 날들도 있다가

어느날 그래도 니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싶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우리는 또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잔치집도 초상집도 아닌 그냥 평범한 가정집인것 만도 실은

참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원서내고 합격자 발표하는 그날까지

우리가 온전히 아이들을 실컷 보고, 만질 수 있고

아침저녁 안아볼 수도 있고.용돈 주면서 생색도 낼 수 있고

서로 그다지 할일이 없어서 서로에게 집중할 수도 있는

어쩌면 다시 못 올 소중한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깟 대학이 뭐라고...

우리가 아이들을 미워하고 한심해하면서

덜 사랑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록 초상집을 만든 그 놈이라 할 지라도

언젠가는 다시 잔칫집 만들어 줄 날도 있겠지요...


파파마을 가족 여러분

올 한해도 정말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하늘의 위로와 평강이 그리고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