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몇달전에 있었던 선거에서 시아버님이 낙선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결혼을 했지요...
둘째를 낳던 해에 남편이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났습니다.
아이들 다칠까봐 벽을 모두 둥글게 마감처리해서 지어주신 집에서
이사를 해야했습니다....
아버님은 다음번 선거에서 당선되셨지만...임기중에..
폐암이 발병하여 진단 3-4개월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로부터 몇년후 남편은 다시 재기했고...한숨 돌리나 하는 시기에
친정아버지가 암진단후 6개월만에 영영 떠나버리셨습니다.
저는 그때 무슨 시험인가 준비한다고 아버지와 함께 보낼 그 중요한 시기를
공부하느라 놓쳐버렸습니다. 아버지를 살려주십사 기도하며
얼른 시험에 합격해서 합격증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였지요..
제 기도와 상관없이 아버지는 결국 시험직전에 돌아가시고 시험보는 날이
아버지 발인하는 날...외동딸인 저에게 엄마는 시험보러 가라 하시고...
그런 날들을 겪으면서 저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멀리 떠나고 말았습니다.
내 편인줄 알았던 하나님이 사실은 그냥 공평하신 하나님이셨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러다가 큰아이가 고2때 주변의 전도로 다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고
저답지 않게 성경공부를 시작했어요...
중학교때 처음 하나님을 믿고 뜨거웠던 고등학교때 이후 처음으로...
다시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그런 시간들 가운데...
큰아이에게 큰 사고가 닥쳤지요...해병대캠프사고...
아이들 어릴때 꼭 한번은 아이들 생명을 구할 일이 생길거라고
수영을 몇년이나 배우게 했던 남편이...그날도 바로 전날
학교에 전화를 해 아이와 통화했더라구요...바다에서 정말 조심해야한다고...
저는 좀 오바다 그리 생각하고는 당연히 잘 다녀오겠지 무심히 넘겼던 그 캠프에서
아들은 훈련중에 바다에 빠진 22명 중에 한명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국민일보에 올라온 큰아이가 쓴 진술서에 보니 자기가 바다에 빠져
발이 땅에 안닿게 되는 순간...아무리 헤엄을 쳐도 밖으로 나와지지 않는 순간...
온몸에 힘을 다빼고...있었더니 몸이 떠올랐고...그때 온 힘을 다해 헤엄쳐나왔다합니다..
그날 그 바다에서 옆에서 자고 먹고 같이 공부하고 탁구하고 배드민턴치고
노트북 빌려주고 하던 아이 친구 다섯을 아프게 잃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살아온 것은 그분의 도우심이었을 것입니다...
살려주신 계획이 있을 것입니다...살아서 할 일이 있을것입니다...
그날부터 제 아들이 아니다...그 분의 뜻을 이룰 그분의 아들이다...그랬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늘 꿈꾸던 경영학도가 되지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경찰대생이 되었지요.
법학과 행정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영국이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하고
경찰대 졸업후에는 대학원에 가고 싶어합니다...
어디든 예비하신 곳으로 가게 되겠지요...
올해 입시는 이제 수시 발표 몇개만 남기면 정시로 넘어갑니다.
수시 발표를 앞둔 이 시점에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울지요...
그 누구의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고
그 누구의 상담도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입시...
이 세상에 오로지 아이와 나 둘 뿐인듯한 너무나 외로운 싸움..
어려울때는 그분이 나와 아이를 안고 건너가주신다는 그 말씀을
의지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의 자녀들은 너무나 많고 모두다 우리아이를 합격시켜주세요'라고
기도할텐데 과연 하나님은 누구의 자녀를 붙게 하고 누구를 탈락시킬것인가를
어떤 기준으로 정하실까 하는 궁금중...어찌 선택하시는 것일까요? 과연....
저는 여전히 이리이리 해주십사 하고 구체적으로 기도합니다...
그래야 기도에 응답되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요..ㅎㅎ
그리고는 조용히 기다리면서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려 노력해봅니다.
생각으로 주시는 그분의 말씀을 가만가만 기다려 봅니다...
아직도 저는 그분의 뜻을 온전히 다 받아들일 귀가 열려 있지 않습니다.
떼쓰는 아이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응석을 부립니다...
들어주고 안들어주시고는 온전히 그분의 선택이겠지요...
제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제 아이를 붙게 해주세요...그려면 제가..
남은 제 인생을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삶을 살겠습니다....해봅니다
일단 못지킬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그리 기도해봅니다..ㅎㅎ
일단 붙게 해주시면 그때 다시 조금 수정해서 순종하는 걸로...ㅎㅎ
그러나 이제 하나 더 기도하게 됩니다...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그렇게 아니 해주실지라도...
제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오늘의 시련과 환난 뒤에 다른 뜻과 다른 길을 예비해두셨음을
제가 알고 깨닫고 너무나 아플지라도....제 뒤에 계신 그분을 의지하여
이 어려움을 딛고 좀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붙잡아주시옵소서...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그리 아니하시지 말기를 바리지만
정말로 할 수 없이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제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지켜주시옵소서...
저와 제 아이를 지켜주시옵소서....
파파마을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도와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