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쓸때도 고민했었던 부분이지만 수능이 다가오니 더욱
고입에 대한 고민이 계속 됩니다.
일반고가 여러모로 유리해보이는 입시제도 이지만 과연 그럴까요?
일반고도 여러 면으로 다 조금씩 다르겠지요.
외고도 서울 경기권 외고와 지방 외고가 다를것이고
과고도 서울과고 경기과고 한국영재학교가 다를 것이고
지방 과고의 형펀은 또 다르겠지요.
국제고는 어떨까요?
전국 자사고와 지역자사고는 어떨까요?
전국 단위모집 자율학교였던 큰아이 학교는 전교생이 193명이었어요.
문과는 63명 정도 였구요.
2.5 안에 드는 내신을 가진 아이가 5명정도 밖에 안되는 학교.
아마도 집근처 일반고를 선택했다면 지균 학추 연고대 특기자전형
거의 합격했을지도 모르는 3점 초반대의 내신을 가진 친구들이
수시에서 한양대 성대를 가야했어요.
실제 수능은 문과 기준으로 3-6개정도 틀렸으니 서울대 갈 수 있는 수준인
아이들도 그 중에 당연히 있었구요.
심지어 이과 내신 7등급정도 아이도 한양대 수시에 붙을 정도 였는데
아마도 수능은 연고대 정도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점수도 받았을 수도....
같은 중학교 성적 비슷하던 친구들도 비평준 일반고에 가서
수시로 서울대 연고대 한양대 성대 모두 갔습니다.
우리의 고민은 불리한 내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 한방이 과연
특목 자사고 에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큰아이가 고입을 결정할때의 수능은 지금 정도의 난이도는 아니었어요.
수능역전해서 정시로도 충분히 원하는 학교에 갈 정도의 수준이었어요.
수능이 쉬워지고 역전은 커녕 실수를 하면서 그 한번인 정시 기회를 잃은
큰아이 친구들은 무려 80여명이 재수를 하고 있다네요.
그 아이들이 공부가 부족했을까요?
얼마나 내신시험이 어려운지 큰아는 영어공부를 6번이나 반복해야 끝난다고 했어요.
한번 본 것은 거의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자인데도 말이예요.
영어의 신..국어의 신...수학의 신...지리의 신...경제의 신 들이 있기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평균 2등급 유지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혼자 공부하는 것에 익숙하고 한개도 놓치지 않고 공부하고
오래 기억하고...전부 외우거나 이해해서 소화하는 큰아이도
한 학기에 1등급 받는 과목이 2개 이하였어요.
일반고 400명 정원이면 어땠을까요?
조금은 더 쉬웠을까요?
물론 일반고에서 올 1등급을 3년 내내 받는 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거에요.
옆에서 공부하는 자기친구를 존경하게 됬다는 그런 길동무가 없이도
과연 일반고에 가서도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할 수 있었을까요?
혼자만의 싸움을 잘 견뎌준 일반고 내신 상위자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그대들은 충분히 좋은 곳으로 갈 자격이 있어요.
어쩌다가 우리 아이들은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 근처에까지
도달해야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걸까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면 파친님들 아이가 지금 중3이라면
어느 형태의 학교로 보내시겠어요?
자사고나 특목고 국제고로 갈 수 있는 성향인지 테스트해보세요.
1.내신 성적이 중간 정도로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다/ 없다.
2.나보다 더 머리 좋고. 더 열심히 하며. 더 선행이 많이 되어있는 애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 없다.
3.더 이상 내가 잘한다고 여길 과목이 한개도 없다는 상황을 견딜 수 있다/ 없다.
4.기숙사형 학교라면 내가 자고 싶지 않을 때도 자야하고. 같은 호실에 코골이가 심한
아이가 있어도 잠을 잘 수 있다/ 없다.
5.학교급식을 3번 먹는 학교일 경우 전혀 맛없는 식사를 참을 수 있다/ 없다.
6.휴대폰 사용금지, 사교육 금지, 외출 외박 정해진 시간에만 하는 것을 견딘다/ 못견딘다.
7.고3 수시 쓸때 논술외에는 어떠한 학생부전형에 응시못할 수도 있다
8.수능이 쉬워져서 일반고와 자사고 아이들의 수능점수가 비슷해질 수 도 있다.
9.사생활이 거의 항상 노출되고 다른 아이들과 희노애락을 견디면서 살 수 있다.
10.거의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하고 책임지면서 3년을 견디어 낼 수 있다/ 없다
참고로 첫 1년동안 아이가 이 모든 것을 겪어내며 울고 불고 상처받는 것을 부모도
지켜볼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물론 가서 더 잘하는 아주 극소수의 아이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저희 작은 아이는 그학교에서 못견디고 처음으로 온몸에 아토피가 생겨서
몸전체에 2차감염 증상도 오고...코골이 심하다고 기숙사 방에서 구박당하고...
잠을 잘 못자서 수업시간에 졸고..몰래 피시방가서 자습에 빠지기도 하고...
고생 많이하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가득 안고 지냈었더라구요.
제가 관리 할 수 없는 시간에 혼자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학습은 완전히 1년 공백기가 생겼구요..
사교육 도움이 필요했던 아이가 혼자서 하려니 구멍이 숭숭 뚫려 있습니다.
아이별로 다르고...학교별로 다르고....성격별로 다르고...
성적별로 다르고...성향별로 다르고...담임에 따라 좀 다르고
기숙사 호실 구성원들 영향도 있고...과목샘들 영향도 있고
주변 친구들 영향도 있고...사교육 가능여부에 따라서도 좀 다르고
뭐가 더 좋다 어디가 더 쉽다는 없는 거 같습니다.
어느 길로 가도 못가본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은 항상 있겠지요.
진지하게 다 내려놓고 고민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다만 저라면 진학한 고교에서 상위10%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보내겠습니다.
좀 후하게 하면 20%로 안에 들면 되지만..예측으로는 야박하게
우리 아이는 거기 가서도 분명히 10% 안에는 들 수 있다...라고 판단될때
보내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중등 1등과 고등 1등은 절대로 같은 수준이 아닙니다.
냉정하게 아이를 판단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글이 일목요연하지 못하고 어수선하네요.
고입에 대한 제 마음이 꼭 그러합니다.
각 가정마다 최선의 선택들 하시기를 바랍니다.
특목 자사고 일반고 그 어느쪽에 대한 지지나 편견이 없음을
밝혀드리며 제가 잘 모르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댓글 달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한 자사고도 있고 엄청 좋은 프로그램의 일반고도 있을 것입니다.
그 또한 알려주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