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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은 외롭지 않다

어릴적 걸 스카우트 여행할 때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캠프까지 몇마일? 일마일만 더가면 7마일이다.

수능까지 몇일?  2일만 더 지나가면 30일이다.


하루하루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날은 그냥 확 빨리가서 결판이 얼른 나기를

어느날은 희망이 있는 지금 이순간이 더 길어지기를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잠을 자도 잠을 자는 게 아닌 시간들이

우리 곁을 무심히 지나갑니다.


가을비가 내리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두꺼운 이불로 바꾸면서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고...곧 그날 수능보는 날이 다가오겠지요.

도대체 이렇게 끝까지 어수선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수능보러 가야한다는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12년을 공부했는데도 원하는 대학에 못들어가고

1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인원이 그리 많은 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한다고 취업이 쉽게 되지도 않는 이 세상에서 말입니다.

학연 지연 혈연....우리 아이들 세대에도 여전히 유효할까요?

실력과 창의성.유니크함.대체불가함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요즘 최지우 나오는 두번째 스무살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대학만 가면 신나게 놀려고 고등3년을 견뎠다는 여학생

자기 자신을 책임지고자 취업공부를 열심히 하는 남학생

결국은 이번주에 헤어지기로 하네요.연애도 제대로 못한채로요.

대한민국 청춘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아니 제가 대학1학년이었을 때 이상주의자였지요.

나자신보다 나라와 민족과 소외된 자들을 돌아봐야하는 시대를 만나

우리가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감으로 새로운 세상이 꼭 올거라고 믿었어요.

화장을 하는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공부만 하는 것도 미안한 그런

시절이었지만 지금처럼 쓸쓸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 더 성장하고

연애도 많이 하고, 전공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공부도 많이 하고

여행도 많이 하고,다양한 경험도 많이 해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지켜봐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길을 잃고 헤매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수학능력시험...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

수능이 이제 3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엄청 추워서 안그래도 떨리는 수험생들과 부모님들이

덜덜 떨리는 날씨가 될 것입니다.이상하게 예년 그렇더라구요.

가볍고 얇은 그러나 따뜻한 파카 하나 사서 미리 입혀주세요.


유니@@ 같은데서 나오는 집업 가디건도 따뜻한거 장만해주세요.

수면바지 급의 제일 편한 추리닝도 하나 사서 몸에 적응시켜주시구요.

목에 두를 스카프 혹은 얇은 목도리도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미리미리 하고 있으라 하면 감기도 예방됩니다.잘때도 하라하구요.

대추차가 신경을 편하게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합니다.

저는 대추랑 생강을 얇게 져며서 설탕에 재워놓았었어요.

그랬다가 따뜻한 물에 꿀 넣고 타주면 좋아했어요.


그냥 유기농마트 이런 데서 파는 것도 괜찮아요.

취향대로 성격대로 하시면 됩니다.

기숙사 있는 아이들은 포로 되어있는 스틱제품 보내셔도 되요.

주머니난로 이런것도 대량구매해서 미리 주시면

요즘 밤 같은 날씨에 배에 넣고 있으면 소화도 잘되고

감기예방도 되고 여학생들 생리통에도 좋구요.


규칙이나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뭐래도 해주는 거지요.

나중에는 이럴걸 저렇게 해줄걸 별게 다 후회되니까요.

아무리 잘 준비하고 사랑해줘도 우리부모들도 힘든 시기라서

앞으로 30일을 잘 보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덕담만 계속해주세요.

잘될거다...잘할거야..운이 잘 따라줄거야...

니가 아는 것만 나오고...모르는 건 찍었는데 답일거야

그런 좋은 얘기들만 자꾸 해주면서 우리도 같이 평안을 얻기로 해요.


어찌보면 사실 암것도 아니잖아요.

우리 아이가 실력있고, 재치있고 반짝반짝하는 아이라면

어디를 가나 빛이 날 것이고 눈에 띌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로 거기가 비록 아닐지라도 그 아이는

자기 역할을 잘 해내면서 멋지게 살아갈 것이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말아요...그대여...


지금 이시기가 지나고 나면 우리 아이들은

큰 강 하나를 건너갈 것이고 우리랑은 이제 멀어질거예요.

자신만의 항해를 나설 것임으로 우리랑은 바이바이 에요.

그전에 많이 사랑해주세요.많이 표현해주세요.

긴 항해에 우리들이 해줬던 말이 위로가 되고 등대처럼

우리를 기준점 삼아서 담대하게 자기만의 바다로 나갈수 있도록이요.


수험생 여러분 그대들은 혼자가 아니예요.

전생애를 걸쳐서 여러분들을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해줄 부모님이 계시고

또 같이 걸어가줄 길동무들이 지금 옆에도 있고, 또 더 많이 만나게 될거예요.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많았어요. 이제 빛나는 스무살이 될 멋진 친구들

조금만 더 힘을 내봅시다...이제 곧 고지에 다다를 거예요.

그동안 모아왔던 모든 화살을 모아서 떳떳하게 날려 보냅시다.

그대들 언젠가 그 화살을 어디선가 찾을 수 있을거예요.


사랑합니다.

응원합니다.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