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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모성, 글쓰기,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엄마, 작가, 딸, 선생, 연인이라는 서로 충돌하는 여성의 역할과 욕망에 관한

뼛속까지 솔직하고 용감한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레슬리 제이미슨을 읽을 때마다 그녀의 언어로 지은 집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는 번역가 노지양님의 말이 딱 내마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혼소송, 젖먹이 아기와 씨름하는 싱글맘이라는 까끌까끌한 현실도

작가의 고요한 응시와 세밀한 묘사라는 천을 통과하면 향초에 둘러싸인 욕조나 비단에

수놓은 한 폭의 자수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히는 이 에세이는 나 자신이 오직 오른쪽 젖꼭지, 왼쪽 젖꼭지로 인식되던

그 시절, 아이와 내가 한 몸이면서 다른 두개의 개체 이지만 결국은 한 몸, 인생 공동체로

느껴지던 시절이 떠올라서 좋기도 약간 슬프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라니 부럽기도 합니다.

엄마라면 꼭 한번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듯합니다.

 

걸작이다. 이제껏 읽은 다른 어떤 책도 이만큼 모성을 적확하게 포착해낸 책이 없다. 고통스럽게 과잉된 감정, 극도의 기쁨, 연쇄적인 두려움 말이다. 절반만 엄마이고, 절반만 작가이며, 거의 아내가 되지 못하고, 진짜 사람은 더더욱 되지 못하는, 너무 많은 경쟁의 끈에 끌려다니는 기분을 이렇게 강력하게 표현한 책도 없었다. 이 책의 핵심에 자리한 진실은, 산산이 부서지고 재조립되는 과정에서 당신은 새로운 종류의 사람, 즉 풍요에 적응하고 혼돈과 놀라움에 열려 있으며 살아 있음의 작은 즐거움에 만족하는 사람으로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 헤더 하브릴레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