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인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는
오랜 만에 만나는 장영희 교수님의 번역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왜 좋은 분들은 그렇게 일찍 떠나는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故장영희 교수님은 매컬러스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이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에도 매컬러스의 독창적인 시적 감성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겨주어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올해 한강 작가의 기적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에서도 번역의 중요함에 대해 생각이 많았는데
이런 번역은 참으로 보배롭다 여겨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
미국 문단의 기적,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이라고 불리우는 이 책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읊조리며 삶의 깊이를 꿰뚫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혼에 실패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어밀리어와
갑자기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 잡은 꼽추 라이먼,
그리고 돌아온 전남편 마빈 메이시가 이루는 기묘한 삼각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쓴다는 것은, 내게 있어 신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저자 카슨 매컬러스는
사랑할 수 없는 여자와 사랑받을 수 없는 남자의 '슬픈' 노래를 들려줍니다.
외로운 사람들이 부루는 사랑의 노래를 통해
인간 속에 내재해있는 힘이나 기적 같은 사랑의 힘은 찬양처럼 들리기도 하고
허무한 사랑에 대한 비가 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는, 그것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자기 속에 강렬하고 이상야릇하면서도 완벽한 색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고통스러우나 환희에 가득 찬 어밀리어의 사랑,
그녀의 사랑은 신 외에는 누구도 감히 판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