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티비를 보게 되었는데
유재석의 '유퀴즈'에 박완서님의 큰 따님이신 호원숙 작가님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결코 무게로 느껴지지 않기를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기를.....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글은
큰 소리를 안쳐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꼭 그만큼만 아이들을 위하고 사랑하리라는 게
내가 부모로서 내가 지키고자 하는 절도라고 하신 박완서 작가님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너무나 와닿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눈에 안보일 뿐 있기는 있는 것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사랑을 무게로 안느끼게
라는 큰 주제로 묶여진 다양한 에세이들은
글 마무리에 그 글이 쓰여진 연대가 기록되어 있어서
그 시대를 지나온 제가 읽으면서도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마음속에서 웅성거리는 이야기가 가득찰 때 글을 쓰기 시작해야
아주 오래도록 쓸 수 있다는 박완서 작가님의 말씀에 설득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언젠가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써서 책으로 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약간의 희망이 더해지기도 했습니다.
어렵지 않은 문체로 수수한듯 써내려가신 글들이지만
사실은 작가님의 인생과 철학이 녹아져있는
긴 시 같은 느낌의 에세이여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여행에서 얻어온 들뜬 비위를 낫게 도운 음식이
박경리 선생님이 생전에 담가놓으신 김치였다니
한없는 부러움이 느껴집니다.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
님은 가시고 책들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