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세계를 부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독일의 국민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 그의 영혼이 깃든 자전적 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이 책은
처음 읽었던 중학생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온 세상의 고민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이 많았던, 특히 생과 사에 관심이 많았던 그 시절에 저에게 이 책은 해답을 주기도 했습니다.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가.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세계를 부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아브락사스 라고 가만히 소리내어서 말없이 발음해보던 그때의 제가 떠오릅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성경' 과도 같은 성장소설이라는 이 책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의 이야기'라는 부제로 1919년 (1919년이라니)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독일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문학계에도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감수성 갑인 주인공 싱클레어가 소년에서 청년이 되는 동안의 이야기
선과 악의 갈등 속에서 결국 데미안의 도움으로 선의 세계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그래서 책 이름이 '싱클레어'가 아닌 '데미안'인가 생각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시인이 되기 위해 도망쳐 나왔고
낭만적인 시집을 냈다가 장편 소설로 등단했습니다.
데미안 이후에 제가 읽었던 '수레바퀴 아래서', '싯타르타', '유리알 유희'가 기억납니다.
그 데미안을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좋았는데 동시에
영어판으로도 만나게 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성경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성경이 이해의 영역은 아니지만)
영어로 읽으면 더 감동이 되는 것처럼
영어판 데미안이 더 좋게 느껴지는 페이지들이 있었습니다.
데미안이 죽는 부분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는 데미안이 언제까지나 함께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보면
문학의 힘은 어쩌면 종교와 비슷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필독을 권하게 되는 명작입니다.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