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신념을 표현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시도해 보다가 한 가지에 집중하게 되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데미안의 작가인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너무나 예쁜 탁상달력입니다.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등을 정말 엄청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는 저는
이처럼 멋진 작가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그런 그가 자아를 발견하고 지혜를 깨달으려는 노력으로 매일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ㅡ는
헤세의 그림으로 만든 이 정원 탁상달력은 작가가 주로 머물면서 그림을 그렸던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
그림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무려 스위스라니 게다가 그 그림에 소설 '데미안' 속 잠언들이 어우려져서 깊은 사색과 울림을 줍니다.
달력의 효용가치가 날짜를 알아내는 데 첫번쩨 목적이 있다면
두번째로는 그림을 보면서 문득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게다가 동시에 언젠가 책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는 글귀를 만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이 달력은 친환경적인 콩기름 인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작은 노력을 실천하고자 함으로
더 많은 가치가 있는 달력입니다.
2024년이 열 두개의 달, 365일, 하루하루, 매순간이 모두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지기를 바라면서
미리 보는 2024년 달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달력은 우리 가까이에 항상 있는 존재로 그 달력에서 많은 것이 결정되기도 하고
그 기록의 힘으로 하루하루 일상을 채워가는 고마운 흔적이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가장 가까이 둘 달력을 어느 것으로 선택하는지도 저같은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데요. 결론적으로 올해는 헤세의 이 달력으로 결정했습니다.
2024년이 헤세와 함께 행복하게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1월_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2월_ 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나의 임무는 나의 운명을 발견하는 것이며, 그 운명을 온전히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다.
3월_ 누가 밉다면 그가 나의 내부에 있는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내면에 없는 것은 나를 화나게 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4월_ 저마다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날아가려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오직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
5월_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 이상이다. 유일무이하고 특별하며,
세계의 현상들이 시간 속에서 딱 한 번씩만 교차하는 엄청나게 놀라운 지점이다.
6월_ 꿈을 발견하면 길은 한층 쉬워진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은 없다.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된다.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7월_ 한 번이라도 진짜로 살아보고 싶었다.
세상에 내 안의 뭔가를 꺼내 보이고, 세상과 진짜 얽혀서 다퉈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8월_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뭔가를 간절히 원해서 발견했다면
그건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너 자신이, 너의 필사적인 소원이 필연적으로 이끈 것이다.
9월_ 두 세계가 얽혀 있다. 세계의 양쪽 끝에서부터 나온 밤과 낮이. 그러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전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분리한 절반만 인정할 게 아니라.
10월_ 당신의 운명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언젠가는 당신이 꿈꿨던 것처럼
완전히 당신 것이 될 것이다. 당신이 변함없이 충실하다면.
11월_ 가을에 나무는 낙엽을 떨구고 비가 오는지, 해가 뜨는지, 서리가 내리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생명을 서서히 내면으로 움츠린다. 그 나무는 죽은 게 아니다. 기다리는 거다.
12월_ 나는 내 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보려 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