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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 끝이 아니다....꿈너머 꿈을 찾아서

삼수생의 안타까운 투신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아깝고 안쓰러운 일입니다.

저희 아이 학교에 이번학기 1등이 3수한 학생이랍니다.

원래 경찰대는 일반 대학들처럼 취업이나 진학등의 진로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상태이다 보니..학점이 비교적 짠 편이라는데도

그 학생은 4.3을 받았다네요.

저희애 말로는 3수생은 둘 중 하나인거 같답니다.

평생 공부만해서 공부가 너무나 익숙하고.목표가 분명해서 열심히 하거나

이제껏 평생 할 공부를 다했으니 이제 쉬고 싶다고 생각한다거나 이라네요.


문득 우리는 다 어디로...무엇을 찾아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잔디깎이맘이라는 단어가 있다네요.

아이앞에 닥칠 어려움이나 고난을 미리 차단해주는 일명 잔디를 미리

깎아주고 아이는 편안하게 앞길을 헤쳐나가기를 바라는 엄마..

솔직히 저도 그런 마음인지라 좀 찔렸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업 갖고 좋은 배우자 만나서 가정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겠지요.

그 좋은 의 범위와 방향은 무엇일까요?


저희 아이가 동유럽 여행중에...체코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기차안에서

캐리어를 통째로 도난당했습니다.잃어버린 여행가방.

스위스에 혼자 도착해서 여행가방 없이...달랑 여권하나 현금없는 지갑하나

돌아올 비행기표.호텔 바우처가 아이의 전재산이었어요.

그때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평소에는 혼자서 서울가는 것도 해본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은 아이입니다.

머나먼 낯선 땅에 도착해서 경찰서에 가서 도난신고도 하고

한국여행사에 연락해서 상황도 전달하고....터덜터덜 숙소에 간신히 도착해서

우울하고 허탈하여 침대에 한참 누워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아니 잃어버린 건 잃어버린거고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더 손해가 아닌가 싶어서

다시 여행을 시작했답니다.

사진을 보니 모르는 옷을 입고 있었는데...거기서 만난 분들이

옷도 빌려주고 ..맥주도 한잔 사주고 위로를 해주셨다네요.


전 집에 도착한 아이를 보고서야 캐리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엄마 성격상 엄청 걱정할 거 같아서...비밀로하고 혼자 감당했다네요.ㅠㅠ

저는 이제 아들을 잡고 있던 손 하나도 완전히 놓아야 할때라는 걸 깨달았지요.


이제 제 아이는 제아이가 아니라....독립한 하나의 성인이 되었어요.

미래에 관해 어떤 선택을 하든지...어떤 여자를 만나든지

전 조언만 할 수 있을뿐 온전히 자기 길을 자기가 찾아가야겠지요.

다행히 경제적으로도 독립은 아니지만 학비나 교재비등이 지원되고

매달 품위유지비로 약간의 지원만 학교에서 받는 상황이니

최소한의 비용만 주면 아이 스스로 살아갈만한 여건이니 감사한 일입니다.

20살...아이를 독립시키려니 약간은 서운하지만 시원하기도 합니다.

제 숙제 하나가 끝나는 시기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고3때는 대학만 가면 될거 같았는데

대학생이 되고보니...대학졸업후의 진로..

대학졸업하면 취업...취업하면 결혼...출산...

우리가 살아왔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이제 온전히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겠지요.

때로는 성공도 하고..더러는 헤매기도 하고...

더 자주는 실수하기도 하고...가끔 제대로 해내기도 하면서요.

운이 좋기를 바래봅니다.

제가 지킬 수 없는 순간들에 신이 그 아이를 눈동자같이 지켜보시면서

돌보아주시기를...넘어질때 다시 일어날 힘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사법고시 합격...연수원 우수 졸업...검사생활을

시작한 한 지인의 아이가 입사 첫날 ...깨달은 것은

아...나는 아직...병신 같구나....였다네요.

공부하는 것과 사회에 소속되어 밥벌이를 한다는 것의 간격일까요?


지금 수험생 부모님들은 대학입시가 인생의 최종목표인듯

너무나 긴장되고 조바심나고...안타깝고...아이가 미웠다가

안쓰러웠다가...약간 한심하다가...입시제도를 원망하시다가..

하루 하루 약간 비정상처럼 살아가시고 계실거예요.

눈뜨기 싫고...하루는 쏜살같이 가는데...해놓은 것은 없고

아이는 도대체 여적 무슨 공부를 어떻게 했길래 아직 수능에

이렇다할 답도 안보이고...수능을 무슨 중간고사 벼락치기하듯이

공부하는 거 같기도 하고...도대체 자소서는 왜 안끝나는지...

어느날은 6장 다 붙을 거 같기도 하고

어느날은 단 1장도 안 붙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수능 만점 나오면 인터뷰는 어떻게 하지 싶다가도..

한과목이라도 엄청 망해서 재수하면 어쩌지 싶기도 하고.....

머리에 꽃만 안 꽂았지 반은 미친 사람처럼 되어가는 시기입니다.


입시는 어차피 숫자게임이기 때문에

모두를 다 행복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웃는 사람도 있고...우는 사람도 있고...

가슴이 찢어지는 사람이 더 많겠지요.

우리 부모들이 더 단단한 마음의 갑옷을 입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주위정리를 슬슬 하세요.

모든 인간관계를 잘 정리하세요.

학교 친구 엄마들을 되도록 멀리하시고

학원쌤이나 어설프게 충고해주는 주변맘들도 되도록 피하시고

말많은 사람...단정적으로 얘기하는 오랜 친구들도 당분간은 만나지 마시고.

이제 단 두사람 정도만 지속적으로 교류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한명은 내가 힘들때  우는 모습을 보여도 창피하지 않은 내 지원군...

다른 한명은 내가 결정을 못내리고 갈팡질팡 할때 완전 내 입장에서

진지하고 단호하게 조언을 해줄 사람을 구하세요.


수능까지 80여일...그 기간은 다같이 조심하며 지내야 할 시간입니다.


1.입시는 끝나도 아이와의 관계는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서로 간격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아이임으로 지금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나 날카로운 상태임으로

  격려와 응원외에는 어떤 멘트도 되도록 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2.어차피 대학 잘 가도 그 것은 아이의 일이지...우리가 대학가는 게 아닙니다.

  마치 내가 대학가는데 아이가 꼭두각시처럼 대신 공부하는 것처럼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거나 코치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가 아는 정도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3.사춘기때처럼 엄마는 그저 옆집 아이가 울집에 하숙하러 온 것 처럼

  의식주만 확실히 해결해주고...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기만 합니다.

  코칭이 아니라 정서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니

  아이가 해달래는 대로만 도와주세요.


4.아이와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우리는 아이와 싸워서 이길 수가 없어요.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우리가 자기들을 사랑한다는거 모를수도 있어요.

  되도록 하루에 한번은 문자로든...톡으로든...도시락에 쪽지로든..직접하시든지  표현을 해주세요.

  엄마는 널 언제나 지지하고 사랑한다...

  좋은 대학을 가야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지금 열심히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너의 존재 자체로...엄마 아이니까 사랑한다....괜찮다...다 괜찮다...지나간다..


5.주변상황으로부터도 아이를 보호해준다.

  괜히 밥사준다고 나오라는 친지들...용돈주신다고 오시는 어르신들

  격려해준다고 전화하는 친척 형들....모두 정중하게 거절하고...

  아이가 어떤 다른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보살펴준다.


6.어쩌면 지금부터 수능까지는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공부한 것을 섬세하게 정리해가는 시간이다.

  욕심부리지 말고 조금씩 버릴것과 취할 것을 구분해서 정리한다.

  현실적으로 공부양을 조절한다.

  지금부터의 시간관리로 과목당 2-3 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7.학교를 너무 믿지도...너무 두려워하지도 않는다.(학원이나 컨설팅도)

   내 아이가 합격해도 불합격해도 진정으로 좋거나 슬픈 사람은 아이와 부모뿐이다.

  학교는 어쩌면 누가 합격하느냐가 아니라...몇명이 합격하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다.

  재수를 하게 되고 돈을 내야 하는 건 우리일 뿐이다.


8.수험생외에 다른 가족들과도 원만히 지낼 수 있도록  마음의 평안을 유지한다.

   남편이나 아내...다른 형제 자매들이 소외되서 상처입지 않도록 조심한다.

   상처가 깊으면 회복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가족 전체가 평화롭게 갈 수 있도록 간격과 예의를 지킨다.


9.입시도 인생의 한 과정일 뿐...거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영원한 성공도 영원한 실패도 없다....직진코스처럼 보여도 낭떠러지일 수도 있고

   고난과 상처의 길처럼 보여도 ...그 뒤에 낙원이 존재할 수도 있다.

   아이가 대학이 아니라...대학을 넘어..꿈 넘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준다.


10.때로는 정신의 복잡함을 이기려면 육체를 막 써주는게 좋다.

   등산이든 산책이든...기도든....나 자신을 계속 움직여주어서 아이에대한 과잉관심을

   차단하고..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몸을 많이 움직여준다.

   영화를 보거나...가벼운 여행..독서...뭐든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잠깐씩이라도

   다른 쪽으로 생각해서 뇌를 쉬게 해준다...그래야 아이와 덜 부딪친다.


언제나 수험생들과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종교적인 성향을 보여서 죄송합니다만...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로 마칩니다..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것이라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