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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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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나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의 오프닝은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내 인생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 나는 결코 알아낼 수 없었다."

이 책의 저자인 금정연님과 정지돈님도 그러하셨다는 말이

왠지 모를 위안을 줍니다.

영화도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날 것인지 우리는 결코 알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을 섬광을 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저자의 바램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국영화에서 길을 잃었다는 두 작가가 빛 대신 글로 찍어낸 에세이 필름이라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은 너무나 시네마스러워서 마음에 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

정말로 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이들처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것을 책으로 낼 수 있다는 것이 심하게 부러운 마음입니다.

영화와 영화보다 큰 우리 삶의 이야기

끊이지 않는 웃음과 지난한 애정 고백 같은 이 책은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다시 한번 영화를 너무나 사랑했고

지금도 시간만 주어지면 좋은 영화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보고 싶은

나의 일상에 단비같은 반가움을 선사해줍니다.

내가 본 영화들도 있고, 왜였는지 전혀 보지 못했거나 봤어도 이제는

도무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영화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니

글로 읽게 되는 묘한 쾌감이 있습니다.

음악 플레이리스트 대신에 영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온종일 적어도 3일동안 그 영화들을 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작가가 동행하는 다큐같은 홍상수의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대본 없이 즉석으로 연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책은

한동안 오래 자주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특히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께

이 책으로의 여행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