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주목을 확 끄는 책의 제목입니다.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니? 라고 물어본다면
우리는 각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저자인 홍선기님은 14년 차 사업가이자, 작가입니다.
한국문화 공유플랫폼 애스크컬쳐(AskCulture)의 설립자로
서른한 살이 된 해 가을에 자비를 들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광고를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진행하기도 했다고합니다.
지금도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동시에
북미와 유럽, 일본을 수시로 오가며 글로벌 사업과 집필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그는
왜 이런 제목의 소설을 일본을 배경으로 썼을까요?
이 책의 주인공인 케이시와 가즈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삶의 결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둘 중 한 사람의 어떤 큰 사건때문에 하나로 포개지는 듯한
결말이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너무 일찍 성공해서 은퇴한 케이시는 죽음을 생각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고
가즈키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한 아이의 아빠가 되려는 바로 그 순간
어이없는 아무런 개연성이 없는 죽음을 맞는 가즈키의 이야기를 마지막 무렵에
만났을 때 허걱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늘 죽음을 꿈꾸던 케이시가 아니라 가즈키가 허무하게 죽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삶이 아름다운 건 알지 못하는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좋아하던 가즈키의
이야기에는 힘이 들어 있습니다.
그의 아내 하츠네의 찬란한 삶의 의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계벌에 죽고 싶은지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지금 살고 있는 이 계절에 나 자신이 얼마만큼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는지
너와의 관계 속에서 서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이어질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는 어떠한 삶의 길을 걷고 있는지
정작 더 중요한 것들을 너는 놓치고 있었다고......
아직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결핍과 상처는 무엇 하나 온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은 채 삶의 그림자로서 지겹도록 우리를 따라다니며
괴롭힐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인연에 대한 기대가 있고
지금보다 더 완성된 나를 향한 희망이 있다.
희망과 기대 그것이 삶을 살아내는 진짜 계절 계절이었다.
이제야 그것을 보기 시작한 나는 영혼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삶의 투지를 느꼈다.
마지막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내가 그 아이의 후견인이 되어줄게요."
어느 계절에 죽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계절에 좋은 인연,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기억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그 안에 있겠지요.
남아 있는 시간에 만나는 모든 계절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가벼워 보이는 책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