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부모님들 어렵고 어려운 가운데 수시일정을 향해 가고 계시는데
왠만하면 참으려고 했으나 공연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참지 못하고 올립니다.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리며 내년에 꼭 이 공연 보시길 강권해드립니다.
물론 아이와 함께 편안한 맘으로 보실 수 있도록 입시승리를 기도합니다.
판소리 모두 난해하시지요?
저또한 판소리 공연은 처음이었어요.
그전날 먼저 본 아들들의 호평이 있었기에
살짝 기대하는 마음으로 혼자 보러 갔어요.
사전에 인터넷에서 먼저 본 분의 관람후기를 읽었는데
나는 가수다의 모든 가수들이 나오는 공연보다
나는 한번더 이자람의 억척가를 보고 싶다.
과장이겠지 했는데...
저는 제 평생 공연 하나만 딱 더 볼 수 있다면
이자람의 공연을 택하겠다 싶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저와 함께 본 모든 관람객들은
자발적으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두 기립박수를 쳤어요.
그것도 앵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공연.그녀의 인생...에 대한 찬사로요.
우리는 모두 다 얼떨떨한 충격에 한동안 사로잡힌채로
공연장을 나서야했습니다.
이런 공연도 있구나
그래 공연이 이래야지
줄거리는 그다지 낯설지 않아요.
전쟁속에서 각기 아버지가 다른 아들 둘.딸 하나를
혼자 키워낸 여인...처음엔 김순종이라는 이름이었다가
스스로 김안나 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가
아들을 잃고 김억척으로 다시 이름을 바꾼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브레히트의 희곡을 이자람이 다시 작창하여 만든 작품이랍니다.
이자람은 이제36살..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부른 노래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말고 니 아범
하던 그 노래를 부르던 바로 그 예솔이가 자라서
서울대에서 국악을 공부한 소리꾼이예요.
뮤지컬 서편제에도 나왔고
적벽가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 도 완창했다네요.
이 멋진 소리꾼 이자람은
국보로 지정되어야 할 거 같아요.
혼자서 1인 15역을 하는데
저는 맨 앞줄에서 그녀의 공연을 보았기에 더욱
그녀의 손동작 발짓..표정...눈물...창이야 말할 것도 없고.
숨소리로도 연기를 아니 노래를 아니 인생을 들려주는 거같았어요
저는 완전히 그녀에게 반해서
울다가 웃다가...손수건이 젖었어요.
큰아들을 잃고 가슴이 찢어지도록 우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ㅡ그 울음이 제가 이미 알고 있는 울음인 걸 알았어요.
자식을 캠프보냈다가...수학여행 보냈다가
바다에 잃은 엄마들이 토해내던 그 울음...아 ..
살아서 보는 지옥같은 그 울음이요...
자식 셋을 다 잃은 억척은...혹은 이자람은
우는듯 어찌 보면 웃는듯 무대를 떠나며
나는 이제 내가 누구인지 들여다보며 살겠다고 합니다.
그 마지막 대사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공연은 끝나고 무대에서 그녀는 내려갔지만
제 마음 속 이자람은 계속 제게 노래를 불러주며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숙제같은 공연...
올해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12월 18일 19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대극장에서 9월11일
인천시민들 구리시민들 복받으셨네요.
이자람의 억척가는 이향하 라는 여자 고수가 있다.
찾아보니 이자람과 밴드도 같이하고 있고...판소리 제작하는 극단 자 의 멤버이기도해요.
그녀가 또다른 공연가이라고 할 만큼 좋은 공연을 만들어줍니다
앞으로 하면서 점점 더 깊게 잘하고 싶다...라는 이향하
우리의 마음이 바닥나기 전 까지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이자람
무형문화재인 김홍식님과 사천가 베이시스트인 장혁조님도 공연에 나옵니다.
그리고 우리 관객들이 마지막 작품의 조연이 되더라구요.저절로...
이자람의 공연을 보면서
저 친구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실까? 가 궁금했어요.
박진영은 몸매 좋은 여자를 보고 어머님이 누구니? 라도 하더만
전 저렇게 멋진 예술인을 낳아서 키워서 보내주신 그 어머님이 누구신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아울러 우리 아들들을 보고 많은 분들이
니네 엄마가 누구니? 하는 그날이오기를 기도합니다.ㅎㅎ
이자람의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녀의 스승이라는 은희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던 일을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이자람 소리꾼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