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줄만 알았던 동생이 차가운 얼음강으로 떠나버린 후
남겨진 형이 써내려간 책이라는 것만으로 이미 읽기 전부터 마음이 아픕니다.
끝없이 죽음과 싸우는 사람, 어린 시절 사진에도 이미 웃음이 없었다던 동생의 자살은
남겨진 부모님과 형에게 동생에게 어떤 상처로 남을지 너무 알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예상하지 못한 가까운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이후 남겨진 이들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영향력을 줍니다.
병이 들거나 사고사가 아닌 본인의 의지로 자살에 이르는 가족을 둔
남은 가족은 제일 궁금할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
저널리스트이자 어린이책 작가, 소설가인 이 책의 저자 돈 길모어도
자살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고, 자살한 사람들의 자료를 찾아보고
동생이 떠난 이유에 대해 찾아나섭니다.
너무 슬프지 않게, 유머를 섞어 쓰여진 이 책은 그럼에도
애틋하게 마음에 오래 머물 것 같습니다.
잔잔한 강물의 찬 얼굴이
내게 키스해달라했다
랭스턴 휴스 <자살노트>
마음에 머무는 책,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에 마지막 부분쯤 나오는 이야기가 마음에서 계속 울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둘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몸에 덩굴이 타고 오르듯 서서히 쇠약해진다
하루하루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서시히 적응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을 계기로 더는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