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하면 모른척 외면하고 지나가고 싶었던 주제입니다.
우리가 과연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보낼 만큼 준비된 사회인가?
우리 아이들에게 교과/비교과/인성/전공적합성/소논문등 활동/동아리활동
독서활동 을 준비하여 학생부에 기록하고
학원이나 컨설팅업체 혹은 그에 준하는 능력있는 학교선생님들의 도움없이
혼자서 자기소개서를 창의적으로 작성하고
면접으로 자기의 우수성을 드러낼 수 있을만큼 능력있는 학생으로
우리아이들을 키워왔던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올해 고3인 저희 둘째 고입때 지금 같은 분위기였으면
아마도 집근처 살짝 경쟁력있는 고등학교에 보냈을겁니다.
수능을 점점 무력화하고 정시인원을 줄여서 학종으로 늘린다면
제가ㅍ무슨 베짱으로 내신 치열한 학교에 굳이 보냈겠어요?
학종으로 대학 갈 수 있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요?
아마도 적어도 초등고학년에는 특목자사고 준비를 할 정도의
능력자이어야할겁니다. 학원에서 해주는 선행과 심화를 감당할 만한
지능과 배경지식 그리고 끈기/ 성실성/ 착함/ 학업능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이에게 맞는 학원이나 과외를 찾아 보내줄 수 있는
어머니/ 그 오랜 시간동안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있는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경제력....
그러다가 특목자사고/ 경쟁력 있는 일반고/ 보통 일반고에서 탁월한 실력자
가 되어야만 학생부교과 혹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해 볼 기본조건이라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마 일반적인 일일 것입니다. 그 기본조건을 가진 학생중에
고1부터 내신/ 학생부/동아리활동/ 비교과활동/ 봉사활동 까지 전공에 맞춰
꾸준히 해내다가 고3이 되면 자소서도 잘 써낼 수 있어야합니다.
그렇게 해내는 학생들이 각 전형에 실질 경쟁율 3배수라고 해봅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1차 3배수를 뽑으니 (서울대는 2배수내외)
그 다음 면접준비를 또 혼자 아무 사교육 도움없이 해낼 수 있을까요?
학교나 집에서 혼자 준비하는 친구들도 당연히 합격하기도 합니다만
수많은 면접학원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합격자 인원을 보면 답이 나오는거 같아요.
학생부종합전형이 이제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거 같습니다.
문제는 이 학종을 준비하다가 불합격하면 정시로 가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황에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시비중은 당연히 줄어있고/ 학종준비에 쏟았던 시간만큼 수능공부는
못했으니 수능을 잘보기는 또한 어려울테니까요.
패자부활전이라는 정시는 또 다른 트랙이 되어버리니
아이들은 미로에 갇힌 채 입시가 끝날지도 모릅니다.
제가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우리 교육현장이/ 우리 가정 각자의 상황이
우리 부모들의 양육방식이/ 아이들이 자라온 환경이
이제서 학종을 대세로 받아들일만큼 준비되어있느냐 하는것입니다.
뭐든지 변화에는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와 고급정보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평한 시간적 배경이 전제되어야
억울한 사람이 없을듯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우리 카페 회원들이라면 여러모로 앞서가는 지적인 분들이실텐데도
이렇게 오랜 시간 서로 생각이 일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요즘 카페가 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저부터 내탓이오..내탓이오...내 큰 탓이로소이다 를 고민합니다.
부디 배가 넓은 바다로 나아가서
우리 아이들이 모두가 각자 원하는 큰 세상...대학으로
억울한 마음없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