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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리뷰

 

 
 

 

나는 왜, 무엇을 찾아 이 낯선 길을 흘러 다니는 것일까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걷는 것뿐입니다.

오직 내 앞에 놓인 길만이 나를 도울 뿐입니다.

낮은 어깨와 고용한 걸음새로 그이의 품속에 깃들어

마침내 존재의 시원에 닿고자 하는 꿈.....

 

젊은 시절에 즐겨 읽던 작가의 글을 나이들어서 다시 보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느덧 데뷔 50주년을 맞았다는 박범신 작가님의 '순례'는 실제 히말라야와 카일라스 순례기를

오래전에 출판했던 글을 새로 다듬어 내신 글이라고 합니다.

실제 순례기이기도 하고, 인생을 순례길이라고 보면 이제 순례길의 목적지에 거의 다와가는

작가님의 글이어서 철학서처럼 읽히는 면도 있습니다.

문학 순정주의, 인간중심주의 가치를 신봉하고 살아왔다는 박범신 작가님은

어찌 보면 그 시대의 많은 작가들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어서 제가 더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길에서 나는 세 번 울었다는 산티아고 순례길 을 읽으면서

언젠가 보았던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영화도 생각났습니다.

아주 오래된 침대, 아주 오래된 행복

아주 오래된 갈망, 아주 오래된 기도

꽃으로 필 다른 날들을 기다리며 작가가 드리던 기도가 와닿습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사진들이 실제 그 길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됩니다.

 

 
 

 

새로운 순례길을 황홀한 초입에서 라는 제목을 단

그의 폐암일기는 마치 폐암 투병도 하나의 순례길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자식이라는 배낭 때문에 허리가 휘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배낭이야말로 인생길에서 시종 나를 뜨겁게 걷도록 도울 뿐 아니라

하나님의 참다운 축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환하게, 아름답게, 너그럽게 살게 하소서!!!

작가님의 기도처럼

나도 그렇게 기도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