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블로는 (회화와 판화를) 모두 포함하는 작품 행위라고 합니다.
볕을 품은 숲, 양림은
작가이자 화가인 이 책의 저자
이민 선생님의 그림 시 책입니다.
에세이처럼 쓰여진 글이 그림과 함께 등장하지만
읽는 저에게는 여러번 다시 곱씹게 되는
그래서 그 언어들을 외우고 싶은 시 처럼 읽혀졌습니다.
그림은 참 좋았습니다.
판화 느낌의 그림들은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진 캔버스에서 나와
나의 일상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 듭니다.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는
그림 기법이나 재료 질감 등은 잘 모르지만
세상에 딱 하나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비슷한 고흐 그림을 바라보는 느낌이 듭니다.
광주, 1980년 고3, 그리고 형님이 있던 기억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었던 길
형과 짜장면을 사먹던 거리
아픔으로 붉게 물들던 5.18의 기억
벗들과 밤새 어울리던 공간들
하얀 눈오는 날 보내드린 어머니
양림의 추억과 기억과 역사에 올려진 이 책은
광주여서, 무등산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
한 번 보고 서재에 가만히 넣어놓는 책이 아닌
소파 근처에 두고 자주 보게 되는 책입니다.
그림이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마치 내 앨범의 추억을 들여다보듯
내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다시 만나듯
그리고 이제 점차 추억속으로 사라지는 골목과
익숙한 상점들을 기록하는 것처럼
따뜻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함께 생깁니다.
이 책을 통해 도전도 받습니다.
언젠가 나도 나의 역사와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지ㅡ는 책입니다.
3월이 오기전에 이 책을 한 번 만나시기를 추천합니다.
언젠가 이민 작가님이 전시회를 연다면
양림을 방문했던 어린왕자님으로
양림을 비추는 별 중의 하나인 그의 그림을
맘껏 보고, 풍선 많이 그려진 그림을 한 점 소장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