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치 뇌과학자들이 모인 세미나에 온 것처럼
미처 제가 알지 못하는 많은 용어들과 학설들이
계속 막 나옵니다. ㅎㅎ
그런데도 잘 읽어집니다.
모호하게 심리학적인 접근이나
어쩌면 읽을 수록 어려워지는 철학적 접근이 아닌
생물학적인 접근, 혹은 과학적인 접근법이 오히려
우리 인간을 잘 규명해주는 것은 아닐까 싶어집니다.
아닐 세스는 저와는 참 많이 다른 분인듯합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이렇게 훌륭한 책을 쓰기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과 열정을 생각해보면
이 여름의 더위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데이터, 사이복,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지 탐험해보는 책
'내가 된다는 것'
나를 둘러싼 세계와 그 속에 있는 나 자신에
대해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을 읽고 이해해보려고 시도하는 동안
아닐 세스의 말처럼
인간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을 발명하고 매 순간 오류를 수정하는
예측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생깁니다.
가장 오싹하면서도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시구로 히로시와 그의 제미노이드(인간과 아주 닮은 로봇)
이었습니다. 언젠가 외형적으로 아주 닮은 또다른 나와
마주할 수도 있는 세상에서
그 로봇은 또 하나의 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인공지능 머신 러닝 기술이 발달할 수록
원래의 나와 인공지능 로봇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
그 차이와 본질은 무엇일까?
과학책이지만 철학책 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한 번 읽고 두고 잘 안 읽게 되는 책이 있고
이 책처럼 옆에 두고 종종 읽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조만간 이 책에 나오는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단어들을 위한
단어장을 하나 만들어야 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휴가철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