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같은 느낌을 줍니다.
읽는 동안 마음이 아주 잘 맞고
관심사와 취미가 비슷한 친구와 함께
가벼운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친구는 아주 오래 된 사이라
운전하면서 그냥 음악만 같이 들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은 사이
그러다가 문득 그때 그런 일 있었지?
그때 난 어떤 생각이 들었어. 너는?
이렇게 물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느낌을 가진 책읽기였습니다.
도시는 성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고
다시 부흥하기도 하는데
그런 과정들을 거친 이후
어쩌면 잊혀지기도 하는데
또 문득 추억속에서 생각나기도 하는
그런 사이에 우리도 같은 흐름을 가지니까요.
제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충남 당진의 아미미술관과
제주 명월국민학교 편입니다.
충남 당진의 폐교를 구입해 미술관으로 만든 아이디어와
그 곳을 찾아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공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주도에 있는 또다른 폐교 명월국민학교는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국민학교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학교의 원형을 살린채로
커피반 -카페
소품반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
갤러리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그 이외에 창고, 식수대 등도 남겨놓은 공간입니다.
폐교의 슬픔을 이겨내고
추억의 공간으로 만들어낸 두 공간의 재활용이
몹시 와닿는 챕터였습니다.
당진이나 제주에 간다면
반드시 들러보고 싶어집니다.
책은 가볍게 잘 읽히고
어떤 부분을 펼쳐 읽어도 될 만큼
부담은 없지만
또 읽고 나면
어떤 사진 한 장면
어떤 글 한 줄이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합니다.
좋은 도시는 무엇일까요?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 도시가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도시일까요?
이 책은 도시를 다시 살려내서
우리 모두가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에
목적이 있는듯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처럼
도시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변화하고 성장하고
쇠퇴하고 소멸되기도 하나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에서 도시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강남대학교 공공인재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합니다.
도시정책 , 지방자치 , 사회적경제 등으로
“사회적 경제 증진 조례의 협동조합 활성화 효과 : 공간회귀모형의 활용”(2017)
“시어메니티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분석 : 우리나라 기초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2017)
“사회적 기업의 지역 내 확산 요인 분석”(2016)등의 논문을 썼습니다.
『지방자치의 이해』(2015), 『R을 활용한 계량분석 강의노트』(2017),
『도시, 다시 기회를 말하다 : 쇠퇴하는 도시의 일곱가지 난제 풀이』 등의 저서가 있네요.
저자는 빈 건물에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선택지는 방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것인데 이를
최악의 대안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남은 사람, 즉 마을에서 계속 사는 사람을 위해
그 커뮤니티가 원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미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리처드 세넷의
<짓기와 거주하기> 중 지어지는 건물과 실제 주민이 필요로 하는
건물의 균열에서 문제가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을 바탕으로
수없이 지어진 건물 중 공동체가 원하는 건물은 별로 많지 않아
건물은 참 많은데 우리 아이가 갈 곳은 없다고 합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데요.
도시가 발달하건 쇠퇴한 건
도시에서 찾고 싶은 건물이 오히려 적어지는 것이
도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선택지는 자연에 돌려주는 것으로
옛날 도시계획에서는 공원이나 녹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너무 좁은 공간에 많은 시설을 집약시키다 보니 도시가 숨을 쉴 여유가 없었는데요.
도시재생은 빈 도시를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도시를 잘 비우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