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고등학교에 숨어든 유기견 '고시로'
1988년부터 고등학교에서 키우기 시작한 강아지 고시로가
약 11년간 학교에 머무르면서 개의 시선으로 지켜 본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엮은 연작소설인 이 책은 독특하게 개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게 합니다.
1988년부터 2019년까지
세대는 바뀌어도 청춘들은 다양한 이야기로
자신들의 고등하교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청춘들의 망설임, 각오, 도전의 순간들을 지켜보면서
개의 시선이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길거리를 헤매다 '하치료 고등학교' 미술부 부실에 숨어든
유기견 시로를 발견한 미술부 부원들은 시로에게 '고시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고시로를 돌보는
모임인 '고돌모'를 만들고 후배들에게도
이 모임이 잘 지속되도록 '고돌모 일지'를 매년 작성합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남아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첫 고돌모 부원이었던 유카를 계속
기다리던 유카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이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던 파트는
고등학생인 친구가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어른들보다 더 의연하게 죽음과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였습니다.
병원에서 마지막 치료를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아들과 딸의 다툼 속에
손자는 할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와 보시기를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알고.
할아버지의 농장으로 가서
그림으로 할아버지가 제일 그리워하는 곳의 풍경을
담아서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는 장면입니다.
마치 내가 겪은 일인듯
내가 겪어야 할 일인듯
일본의 이야기지만 정서적으로 한국인인 제게도
여운이 많이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손으로 그리운 풍경을 손으로 쓸어보시는 할아버지의 손길
그리고 마음이 짚어져서 먹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고시로는 냄새를 잘 맡는 데
좋아할 때 나는 냄새를 잘 구별합니다.
그 마음이 짚어지고
그 풍경도 그려지고
마음속에 남는 장면입니다.
차마 고백하지 못하는 마음
차마 전달되지 못하는 마음
그러나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 마음들이 키워져서 어른이 되는 것이겠지요.
개가 있는 풍경
개가 있는 계절
개가 전하는 사랑 이야기
겨울로 가는 이 계절에
참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