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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멍때리기] 리뷰

이 책은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이자 아티스트 웁쓰양이 담은 ‘멍때리기 대회’ 개최 전후의 이야기입니다.

지인이 참여해 본 적이 있다는 이 대회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책을 통해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하고

저자를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흔해 빠진 예술인’이라 일컫는 웁쓰양은

‘외계인’, ‘지구인’, ‘예술인’의 3단계를 거쳐 보편적인 일상 속 자신만의 특별한 세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언젠가 우주로 떠날 것이라는 비밀을 품은 웁쓰양은 종종 우주여행을 떠나곤 했다는데요.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는 날, 서로를 밀치고 당기는 소리와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피하고 싶은 날은

우주여행을 하기 최적의 날이다라고 합니다 ㅜㅜ.

서로를 향해 쏟아지는 날카로운 말의 칼날 속에서

‘나는 외계인이고 저들을 관찰하는 임무 수행 중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공포와 불안의 감정을 떨쳤다는 표현에서

왜 멍때리기 대회를 창설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은하 반대쪽에서 온 외계인이었던 웁쓰양은 이제 그저 초라한

지구인 재수생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지구인으로서 보내는 시간은 학교, 학원을 반복하는 무의미하고 아무렇게나 나뒹굴던 시간.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웁쓰양은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해 고민하고 모두에게 멈춰 쉬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피곤한 ‘나’를 위한 자연스러운 휴식은 ‘멍때리기

멍때리는 시간은 낭비가 아닌 커피 값 정도의 작은 사치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웁쓰양

다 같이 멈춰 쉬는 시간, ‘나’를 위한 멍때리기

때로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좋은 처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자의 사인이 있는 책이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모두들 앞만 보고 빠르게 빠르게 달려가는 하루 하루

천천히 느리게 달려도 되는

아니 잠깐 멈추어 서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적어도 오늘 하루 혹은 내일 하루

아무것도 안하는 휴식을 만들어 자기 자신에게

선물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내일은 멍때리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두렵지만

무엇인가를 계속 쉼 없이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두렵고 힘들다면 잠시 쉬어가는 것

이 책이 주는 메시지인듯합니다.

지친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웁쓰양

저자 : 웁쓰양

WOOPSYANG

회화부터 영상, 대규모 퍼포먼스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아티스트다. 가수 크러쉬의 우승으로 화제가 된 ‘멍때리기 대회’의 창시자이기도 하며,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저명한 평론가의 추천을 받아 전시에 참여할 만큼 예술적인 면모를 지녔다. 예술이 일상 속에 조금 더 친근하게 녹아 있기를 바라며, 관찰한 일상을 소재로 재미있게 비틀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웁쓰양이라는 이름은 뜻밖의 일이 벌어져 깜짝 놀랐을 때의 영어 감탄사 ‘OOPS!', ‘LADY’를 뜻하는 한국말 ‘양’을 합쳐 예상하지 못하는 놀라운 작품을 하는 작가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졌다.

2012년 5월, 뇌종양을 앓으시던 아빠가 정말로 자연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발인하는 날, 엄마가 제발 그만 좀 울라고 할 정도로 울었다. 기력이 다하도록 울었다. 아빠를 아프게 한 나쁜 말들과 거짓말들이 후회가 되어 계속 그 순간을 곱씹으며 울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엄마를 위해서 했다고 생각한 거짓말, 가족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했던 모진 말들이 사실은 철저히 이기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을. 아빠는 죽음으로 사라지면서 과거의 나를 꺼내셨다.

문득, 가족 여행을 가던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를 위해 우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운다.

--- 「죽음」 중에서

우리는 쉬고 싶어서 쉬는 것뿐인데, 왜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떠안아야 할까? 사회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 아닐까? 쉬는 것만큼은 정말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그래. 다 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는 거네. 나 말고 다 바빠 보이니까 괜히 더 불안한 거였어. 그래서 쉬면서도 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야. 아주 잠시라도 모두가 다 멈춰 쉴 수는 없을까? 내가 한번 그렇게 해봐야지.’

카페에서 멍때리며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수첩에 그렇게 끼적였다.

‘멍때리기 대회’ --- 「멍때리기 대회」 중에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