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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 리뷰

애초에 늪 위에 지어진 호텔이라니

장엄호텔은 어쩌면 시작부터 잘못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두 언니를 데려갔던 엄마가 죽고

두 언니는 할머니와 장엄호텔을 운영하던

주인공인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두 언니는 호텔 운영에는 전혀 관심없이

호텔에 머무르는 손님 아닌 손님으로 살다가

죽음에 이릅니다.

어쩌면 늪에 모두 잠들기 위해 돌아온것인지도 모릅니다.

우울한 톤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책 읽는 동안 김윤아의 노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고...'를 듣습니다.

극도의 가라앉음을 경험하면

다시 비상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이

생기는 저만의 비책입니다.

분위기는 우울한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져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 같은 생겨나는

책읽기 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삶의 기반이 어찌보면

단단한 땅위인듯 하였으나

눈을 떠보면 늪이기도 한 것 같은 요즈음

코로나 시국에 이 책을 읽으니

아무것도 우리 힘으로는 완전한 해결을 할 수 없지만

결국 오래 온 힘을 다해 버티다 보면

승리 비슷한 것을 경험하게 되는 아닐까

비교적 짦은 소설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많이 남기는 이야기였습니다.

늪에 발을 대고 있지만

늪에 침식당하지 않고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면서

네온 등불을 밝히고

언젠가 마침내 오고야 말

인생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늪에 발을 대고 있지만

늪에 빠지지는 않는 삶을 꿈꾸어봅니다.

‘나’는 병든 몸으로 두 언니와 호텔을 건사하기 위해 애쓴다.

“유령 같은 두 언니”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나와 다르지 않다.

” 좌절되고 흔들리고 서로 증오하는 동시에 보살펴주는, “나의 동반자이자 훼방꾼인 나.”

“언니들이 내 고생의 근원이”지만 ‘나’는 “그들 불행에 책임이 있다고 여긴다.

“늪에 버티는 건 오로지 장엄뿐, 기우뚱해도 쓰러지진 않는다.”

“지탱하고 있고 그게 중요한 거다.”

헤어날 수 없는 늪처럼 영원히 이어지는 불행의 세계.

" ‘나’는 “매일 밤 장엄호텔에 네온사인을 켜고 손님을 기다린다.”

 

“장엄은 선수가 반쯤 썩어 눈 위에 좌초된 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좌초되었으니 완전히 가라앉을 염려는 없다.”

“장엄은 잘 버틴다.”

“날씨가 춥고 손님이 없더라도 장엄호텔은 계속해서 밤을 밝혀야 한다.”

“중요한 건 현재뿐.” 더럽고 치욕적이고 비참해도 살아만 있으면 무엇도 끝나지 않는다.

“죽음, 그건 삶보다 나쁘다”는 아델의 말처럼 우리 삶의 최우선 과제는 우선 죽지 않고 사는 것이다.

‘나’는 “지금 내리막길에 있”어도

“매일 밤 장엄호텔에 네온사인을 켜고 손님을 기다린다.”

-이재룡, ‘옮긴이 해설’ 중에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