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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리뷰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질서를 완전히 파괴한듯한 독특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시대를 지나

상식적이고 전통적인 태도를 지닌 바이든 대통령의 시대가 시작된 미국.

그런데 왠지 이전보다 더 낯설고 우리가 알던 미국과는 너무나

다른 미국을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저 뿐만이 아닌듯 반가운 책

뉴스쿨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고,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교한 박사논문으로 한나아렌트상을 받은

안병진 님의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과연 저자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가 알던 미국의 모습은 정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요?

토크빌 주의자

토크빌 주의자

건국의 가치를 존중하는 한 토크빌주의는 정치를

적대적 투쟁의 공간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간주한다.

링컨은 취임식에서 우리는 함께 공존하지 않으면 홀로 죽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라고 규정하면서 전쟁이 발발하기 몇 주 전

“우리는 서로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열정이 이를 손상시킬지 모르지만 우리의 상호 연대감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바이든도 취임사에서 “우리는 서로를 적이 아니라 이웃으로 대할 수 있다” “

우리는 존엄성과 존경심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다.

의견이 다르다고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3장 미국을 사랑한 토크빌주의자」중에서

헌팅턴주의자

미국 사회 전반의 제도 훼손과 문화적 틀을 바꾸는 문화 전쟁을 펼친다는 점에서 반反토크빌주의자다.

기존 미국의 강경 보수주의가 그람시의 ‘진지전’을 끌어와 리버럴이 헤게모니를 가지는 영역에

대항한 문화 전쟁을 벌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트럼프의 배후인 배넌의 스승 앤드루 브레이트바트Andrew Breitbart는

“나는 문화적 화법을 바꾸고자 한다”고 선언한다.

조슈아 그린Joshua Greene에 따르면

브레이트바트는 워싱턴을 직접 변화시키기보다는 ‘정치적 올바름’ 같은

문화를 공격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공격은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적용하려는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우스꽝스러운 행위를 빌미로 더욱 독버섯처럼 자란다.

극단적 헌팅턴주의자만이 아니라 페미니즘과 다원주의의 부단한 확장에

불쾌감이나 어색함, 위기감을 느끼는 모든 계급과 세대를 묶어주는 접착제다.

---「4장 문명 간 충돌을 일으킨 헌팅턴주의자」중에서

데브스주의

토크빌주의자보다 훨씬 더 좌파적, 혹은 진보적 포퓰리즘 전략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심의적 합의를 중시하는 토크빌주의보다

그람시나 샹탈 무페Chantal Mouffe의 갈등적 합의에 더 근접한다.

포퓰리즘이란 기득권에 대항하는 인민의 집단적 운동과

이를 대변하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말한다.

사실 제퍼슨은 인민의 간헐적인 봉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정치체제에 건강함을 준다고 본 점에서

다른 엘리트주의 건국의 시조들과는 사뭇 달랐다.

데브스도 노동자 계급에 기초한 계급 운동과 범민중의 반기득권 운동이라는

포퓰리즘이 경계 구분 없이 모호하게 섞여 있다.

---「5장 자본주의의 급진적 재구성, 데브스주의자」중에서

오늘날 기후 위기와 양극화, 미·중 신냉전 등 국제 관계의 흔들림은

점진주의적인 토크빌주의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향후 이 세 가지 동요 속에서 토크빌주의는 세 가지 전략으로 돌파를 시도한다.

이는 자유주의 개혁,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

그리고 비자유주의적 방식을 포함한 현실주의 강화 전략이다.

헌팅턴주의는 문명충돌론을 뉴노멀로 만들기 위해 친근한 인간의 얼굴을 한

비자유주의적 운동과 집토끼 확장이라는 이중 전략을 추구한다.

데브스주의는 사회주의가 불가능했던 미국 예외주의를 벗어나

이를 뉴노멀로 만들기 위해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의 급진화 및

이를 넘어선 생태 사회주의의 이중 연속 전환 전략을 추구한다.

토크빌주의는 이제 흔들리는 세상에 질서를 다시 부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헌팅턴주의는 혼란을 가속하며 틈새를 노린다.

데브스주의는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서서히 성장하며 이후

대위기가 가져다줄 대전환의 기회를 기다린다.

하지만 각 세력의 의도와 무관하게 미래는 아직 열려있다.

이는 기후와 자본주의 및 국제 관계 지형의 전개 양상과

이에 대응하는 각 세력의 투쟁 양상이 만들어낼 결과일 뿐이다.

---「6장 정치 세력 간 경쟁과 미국의 미래」중에서

미국은 더이상 기존 주류인 토크빌주의 경계선 안에서 움직이지 않는것 같습니다.

트럼프로 대표되는 헌팅턴주의는 워싱턴 내부와 공화당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치의 주변부에만 머물러온 좌파 세력인, 데브스주의도

미국 사회에서 발언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 바이든 행정부는 좌우 양측에서 급부상하는 세력들에 대처해야 하면서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기후 위기와 미중 신냉전이라는 뉴노멀 앞에서

미국의 오랜 가치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하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토크빌주의, 데브스 주의, 헌팅턴주의 이 세 정치 세력의 각축전에서

현재 미국은 어떤 정치가 이루어질까요.

또한 미국이 흔들리고 중국과 패권 전쟁을 하는 오늘날

과연 대한민국의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가요.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를 읽으면서 생각보았습니다.

아직 정답은 못 찾았고,

아니 정답이 계속 변해가겠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인

미국에 대해서 계속 통찰하는 관점에서 중요한

방향점과 대책을 생각해보게 하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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