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아빠를 황망하게 보내드리고
마음이 너무나 아픈데 어떻게 치유해야하는지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그때 제가 살고자 했던 행동은 그저 밖으로 뛰쳐나가
걷고, 또 걷고 또 걷고 했던 것입니다.
아이들을 라이드해주고 운전하면서 울고
또 아이들을 만나서 일상을 이어가다가
다시 또 새벽이든 밤이든 미친 사람처럼 뛰어나가서 걷기를 반복했습니다.
내담자들이 해왔던 수많은 질문들 중 가장 많은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자 치유의 멘트를 모은 이 책은
그래서 제게도 또다시 좋은 치유제가 되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행히 많은 것은 잊혀지지만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마음에 무늬를 남깁니다.
항우울제 대신 각각의 질문에 시를 처방해주시는 이 책을 집필해주신
성유미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인의 다스리는 왕국이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저도 생각해봅니다.
제가 가장 좋았던 이 책의 부분은 다음의 시가 실린 부분입니다.
현실에서 가장 무능할 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생각하기'와 '걷기'임을 알아서이겠지요.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치유로서의 시'가 얼마나 좋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인이야말로 진정한 우리의 왕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라는
철없지 않으신 말씀에 망설임없이 함께 맞장구치는 '동류'라 여기에도 있음을
각 시의 위대한 시인들과 이 책에서 그 시인들의 시를 만나게 해주신
성유미 선생님께 고마움과 '추앙'을 드립니다.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며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가야만 한다.
-알베르토 지코메티. '걸어가는 사람' 조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