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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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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의 40여 개 주요 매체에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아마존 선정 2021년 '이 달의 책'으로 오르기도 했고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로도 올라갔다네요.

 

작은 땅 (한국)의 야수들 이야기를 2021년 미국이라는 넓은 땅에서

인정 받았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류애와 공감,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김주혜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백 년쯤 전에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땅에서

살았던 한국인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파친코를 연상시키는 이 책은

대하소설의 형태로서 톨스토이의 작품이 떠오르게도 합니다.

 

기생충,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

이런 k-콘텐츠가 더 많이 나와서 전 세계에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미국에서 영어로 먼저 쓰여졌던 이 책이

모국인 한국에서 출간한다는 점이 의미있게 느껴졌고

또한 한국어판에는 작가가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기 위해

번역에도 엄청 공을 들였다고 하는 만큼

잘 읽히는 좋은 책입니다.

 

아무런 인정이나 대가를 받지도, 기대하지도 않고

오직 조국의 독립에 일조한 나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와 같은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이 책의 시초라고 밝힌 작가는

문학과 자연, 언어와 조국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었고

최선을 다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믿어주고 용기를 주었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는데 왜 제가 울컥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래는 제가 가장 감명깊에 읽은 부분입니다.

 

그런곤 껍데기에서 전복을 빼내려는데 칼날이

말캉말캉한 살속에 감춰져있던 딱딱한 무언가에 부딪혔다.

은은하고 희미하게 빛나는 완벽한 구체

내 손바닥 위에 놓은 그것은,

새벽달처럼 옅은 분홍생과 회색으로 빛나는 진주 한 알이었다.

 

한참이나 그걸 바라보던 나는

정호가 아직도 나를 돌봐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저 세상에 가서도 말이다.

그리고 나도 똑같은 방식으로 있을 거라는 것도.

삶은 계속 놓아주고 또 붙잡고 버티면서,

오직 바다에서 온 나의 일부만이 남을때까지

 

삶은 견딜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그 어떤 것에 대한 소망도 동경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마침내 바다와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