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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서 리뷰

십대에 읽었던 사람의 아들은 아직 나의 가장 최애 소설입니다.

그의 능력이 부러웠고, 언젠가 그가 노벨상 수상자가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영화로 나왔을 때

그 책을 다시 찾아 읽으면서 그의 재능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청춘을 함께 성장하게 해 준 작가 이문열

정치적 성향에 대해 실망한 적도 있지만

그가 여전히 멋진 작가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노래 중의 노래 라는 부제를 단 <아가>는 반갑기도 하고

괜한 염려로 설레기도 하는 책이었습니다.

어느 시기부터 내가 알던 이문열 작가님이 아닌

다른 보수적이고 전통지향적이며 남성 우월주의를 가진듯도 보이는

그의 글들이 왠지 첫사랑이 변절한 것 같은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지만

여전히 작가로서의 그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가는 옛날식 서술 기법을 쓰고 있지만

그런 문체에 익숙한 저에게는 술술 잘 읽힙니다.

주인공 당편이의 이야기가 좀 이래도 되나 싶게 안타까운 부분도 있지만

그 시절을 관통하던 정서가 읽혀져 그리 거부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요즘 MZ 세대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작가 스스로도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했다지만

아직 독자로서는 좀 더 멋진 작품을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가 성적인 측면에 집착한 것은 그녀의 불행을 즐기는 잔혹 취미가 아니라

불완전한 그녀의 성적(性的) 기호를 보완해 주는 의미가 있었다고.

우리는 진심으로 그녀의 여성성을 승인했으며,

방법은 달랐지만 틀림없이 그녀를 한 여성으로 사랑한 것이라고.

그 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그녀에게 여왕의 칭호를 바치고

스스로 그 마지막 기사임을 자처할 수 있었다고. --- p.226

달이여, 너는 내 사랑을 알고 있는가

무덤도 없이 떠난 그녀를

어느 하늘가를 떠도는지

부서진 가슴으로 내 사랑을 찾아 한없이 헤매었네

만일 그녀를 만나거든 내가 울고 있다고 전해 다오

달무리 슬픈 그밤 이별의 눈물

안녕히, 안녕, 내 사랑아

다시 만날 날을 믿으며

헤어져 멀리 있더라도 언제까지나 잊지 않으리라

달빛 속에 사위어가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p.307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