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중에 가장 행복한 자가 그들을 위로하라
확통89 미적 모르겠어
시험 겁나 어려웠어
두줄을 남기고 둘찌는 통신두절입니다.
그래도 결과 보고라도 하고 사라졌으니 다행인가요?
아침에 아빠가 준 15000원 전재산을 탕진하면
집으로 들어오겠지요.
저는 어젯밤 이미 기적을 경험했기때문에
별로 상처도 안받습니다.이제...
어제 전에 다니던 수학학원서 공부를 너무?많이
하고 와서는, 맘도 수양할겸 반신욕을 휴대폰을 벗삼아
한참 하고 나오더니...수학 시험보기 전날은 맑은 머리를 위해
일찍 자야한다고...정말 공부를 많이해서 한개라도 틀리면
열받을거 같다고 ...뒤치락거리더니...저는 잠이들고..
아이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 오답노트도 보고..한문제라도
안틀리려고 고민을 하다가 잤답니다..이거이 기적이지요.
저리 지딴에는 열심히 했으니 혹시 진짜 수학 두개 만점?
아니라 너무 실망하면 어쩌지?
둘찌는 어제 1학년때 열심히 공부안한게 진짜 후회된다고
저는 걱정말라고 고4도 있고..고5도 있다고..했더니
버럭하네요.3년이면 충분하다네요..아들한테 악담한다고...
여기서 자랑질 잠깐이요.
요즘 꽃이 정말 이쁘기에 사진찍고 있었더니
아들| 엄마 사진 셀카로 찍어요..엄마가 더 이뻐요.
엄마 하늘나라에서 전화왔어요...천사 한명 없어졌다고요.
엄마 살빼지 마세요...엄마가 1키로그람이라도 더 있는게 좋아요.
그런 아들입니다..울 둘찌는...그러니
공부 좀 겸손한 점수 받는다고 미워하면 되겠어요?
유치원때는 율동만 좀 잘해도 이쁘더니
초등때는 영재원에만 뽑혀도 어깨에 힘이 막 들어가더니
중학교때부터 어째 살살 불안해도 그래도 좋은 날들이 더
많았지요. 첫 실패..과고 불합격 다음날도 친구들을 잔뜩
집으로 데려와서 (사실 합격파티 예정) 노는 걸 보고
아빠한테 근성없고 반성도 안한다고 혼나고도 아랑곳하지 않는
둘찌를 보고 ...이게 다행인건지 아닌건지 헷갈리더라구요.
어찌어찌 면접을 잘봐서 쎈 학교로 들어갔어요.
여기서부터 시련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이도 저도 참 짠하게 지나가는 시간...
지금 내 아이는 다시 내게로 왔습니다.
아직 홀로 세우기에는 부족한게 많았던가 봐요.
같이 국어공부를 오랬만에 했어요.
줄도 쳐주고..형광펜으로 중요한거에 표시도 해주고
채점도 해주고...정리해서 옆에 메모도 해주고요.
막판에 꼭 나올거같은 문제 찍어도 주고요.
공부하는 방법을 말로가 아니라 행동으로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아이는 고마웠는지 나중에 돈많이 벌어 좋은차 하나 사준다네요.
이제 또 한개의 시험이 지나갔습니다.
내신을 사용하는 수시는 벌써 의미 없어졌지만
그래도 시험을 연습시키고..주어진 시험에는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훈련해야하기에
부담주지 않는 범위에서 도와줬지요.
살면서 또 중요한 시험 치뤄내야하니까요.
경찰대에서 로스쿨로 진로를 잡은 큰아들은
또 내신 공부해야한다고 투덜대면서도 고딩때보다
더 간절히 공부하고 있다네요...ㅎㅎ.쌤통임다...
시험 끝나면 아무래도 진심으로 말하지 못할 거 같아서..
오늘 아침 둘찌 데려다 주면서 미리 얘기했어요.
엄마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구요...
날씬하고 공부도 잘하고..얼굴도 잘생기고..카리스마도 있는
큰애는 어떤 엄마를 만났어도 사랑받았겠지만...
정말 같은 공장 제품 맞나 의심스러운?
통통하고..공부도 싫어하고..얼굴은 좀 귀엽지만..
의지도 약하고..근성도 부족한데다가..도대체 뭘로다가
밥을 먹고 살까 싶은 우리 둘찌는 저말고는 어떤 엄마가
진짜로 많이 사랑해주겠어요..저라서 다행이지요.흑흑
정말로 큰 기적이 일어나서 우리 둘찌가 혹시라도
공부를 좀 잘하게되면...정신과 상담쌤이 되면 ..
정말 따뜻한 좋은 의사쌤이 될텐데....진짜 아쉽습니다.
둘찌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진다고 하는데요.
둘찌 소원은 전교1등해서 강아지 키우는 거예요.
평생 이루어지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 ...에휴 그러더만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인생입니다.
언제 왔는지는 알지만 언제 어찌 떠날지는 모르지요
에전에 영재교육전공한 어느 교수님이 그러더라구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 여섯분만 잘 관찰해보면 지금 이 아이의 틀이 딱
보인다네요.그 영재원은 특이하게 일대일 지능검사로
영재를 뽑아 특수교육을 시키는 곳이었어요.
머리 좋은 아이들 저는 타고난다고 봅니다.
공부잘하는 아이의 부모님들 공부 잘했을거라고 봅니다.
머리좋고, 부모님들도 공부 다 열심히 했는데
공부는 스스로 혼자 하는 거라고..어릴때는 놀아야한다고
막 놀리다가 갑자기 중학생 고등학생되니까
너는 왜 공부 못하냐고 하는 분들 있습니다.
페르마도 에디슨도 요즘 세상에서는 영재원도 서울대도
못갔을겁니다.선행학습도 심화공부도 과외도 못했기때문에요.
파파님 아들 이야길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그아드님 입장에서도 생각해봤어요.
좋은 부모를 만난다는 거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우리가 옆집아이와 비교하듯이
아이들도 옆집엄마아빠와 우리를 왜 비교 안하겠어요?
공부하던 둘찌 문득...아빠 부자야?라고 묻더라구요.
유산의 내용이 궁금했던건가 봅니다...헐
갑자기 좀 미안해지던데요...ㅎㅎ
부족한 우리 둘찌가 세상으로 나가는 날이 오겠지요.
미생의 장그래처럼....걱정됩니다...정말...
평생 먹고 살 방법을 찾아주는 일...그 길을 찾게 하는일
부모의 마지막 숙제겠지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그 길을 찾도록
조금만 더 참아주면서...아껴주면서..믿어주면서
기다려봅시다..이제 겨우 시험 또 하나 끝났을뿐인데요 뭐.
이 부족한 놈 ...옆집에 태어났어봐요.
이 이뿐 놈 얼마나 구박받으면서 욕먹고 있겠어요.
한때는 나와 한몸이었던 놈들...
아직은 나와 일심동체인 놈들...곧 ..이 녀석이
내가 변명해줄 수도 없고..허물을 덮어줄수도 없고
책임을 나눠 줄 수도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야합니다.
고딩때가 차라리 나았다고 할 날들도 오겠지요.
요즘 악담이 너 닮은 놈 꼭 낳아라 라던데
언젠가는 아 우리 엄마 심정이 이랬겠구나 하면서
엄마 생각나는 날도 오겠지요.
같이 있을 시간 이제 생각보다 얼마 안남았어요.
너무 늦게 깨닫지 않도록 사랑만 함 해봅시다.
사랑의 유통기한 얼마 안남았어요. ㅎㅎ
어제 네모공주님 글 읽고
저도 좀 짧게 유쾌하게 글 올려봐야지 했는데
또 실패네요...ㅠㅠ
이론과 현실은 다르고
결심과 실천은 또 다르네요.
시험끝나고도 시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
이런 세상에서 만나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다투게 된 부모님들
오늘은 특별히. 이제 공부하라고 할 아이들이 없어진 부모님들
또 50이 가까워와도 내 엄마 아빠가 간절히 그리운데,너무 일찍
벌써 고아가 되셨거나, 한분 부모님밖에 안 남으신
그래서 온전한 내편이 없어 쓸쓸한 엄마 아빠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평안하시길요..행복하시기를요.
하늘에서라도...우리를 보면서
이 척박한 땅에서라도...서로 의지하여
오직 사랑만으로 충만해지길 기도합니다.